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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혁명》:
생태 문제의 핵심은 자본주의

존 벨라미 포스터는 《환경과 경제의 작은 역사》(현실문화연구, 2001)와 《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책갈피, 2007), 《마르크스의 생태학: 유물론과 자연》(국내 미출간, 2000) 등에서 마르크스 관점에 입각해 환경 문제를 탁월하게 분석했다.

《생태 혁명》은 그간의 논문과 책들에서 언급한 내용을 총망라해 정리한 책이다.

1부 “전 지구적 위기”는 생태 위기, 특히 기후변화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자본주의 안에서 정상영업이 유지되는 한, 기술 개발과 환경개혁이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지난 역사(최초의 유엔기후회의가 시작된 1992년부터 2009년까지)를 통해 보여 주고 있다.

2부의 주제인 “마르크스의 생태학”은 그간 환경사회학과 생태주의가 마르크스주의를 상대로 제기한 비판과 왜곡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특히 저자는 마르크스의 생태적 비판의 핵심으로 ‘물질대사 균열’을 주목한다.

저자는 마르크스의 유물론이 후대의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마르크스 사후 1940년대까지는 자연주의와 생태주의 개념을 통합해낸 월리엄 모리스, 칼 카우츠키, 로자 룩셈부르크, 레닌, 부하린, 바빌로프 등이 그 전통을 계승했다.

그러나 1930년대에 스탈린주의가 소비에트 정치 지도자들과 과학계 숙청을 단행하면서 마르크스의 생태학과 관련된 요소들도 함께 제거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코차밤바

3부 “생태와 혁명”에서는 이 책의 핵심 주장인 생태 혁명을 제안한다.

‘생태 혁명’은 자본축적체계 전체를 유지하려는 사회적 관계 자체와 인류와 지구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대규모 사회적 변혁이다.

전 지구적 생태 재앙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중되면서 재앙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생태 혁명의 투쟁이 분출하고 있다. 저자는 남반구의 진보적인 생태적 변화, 즉 쿠바의 농업 방식과 차베스 정권 하의 베네수엘라의 공동체적 교환(사회주의적 시간 회계방식) 도입, 모랄레스 정권 하의 볼리비아의 사회주의적 흐름 등에서 생태 혁명의 가능성을 찾는다.

2010년 ‘코차밤바 합의’에서도 나타났듯이, 라틴아메리카에서 기후정의 운동은 반신자유주의·반자본주의 운동과 결합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터가 주장하는 ‘생태 혁명’은 “기후가 아니라 체제를 바꾸자”라는 기후정의 운동의 급진적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물론 “현재 주변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를 혁명하는 일이 선진 자본주의 세계의 생태적 사회적 혁명에 투영되지 않는다면 필수불가결한 전 지구적 생태 혁명이 성공할” 수 없다.

‘고립된 희망의 섬’은 제국주의 전쟁, 계급 전쟁의 거대한 물결에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돼야 된다.

이 책은 왜 사회주의자들이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왜 생태주의자들이 ‘생태 혁명’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