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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반전 운동가들에게 연대를

이집트 반전 운동가들에게 연대를

지난 달 토니 블레어는 미국 의회에서 “우리는 흑인이든 백인이든, 그리스도교도든 아니든, 좌파든 우파든 심지어 정치 무관심파든, 모든 인간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권리, 이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다.” 하고 아부성 연설을 했다.

우리가 알다시피 블레어는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는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른바 “불법 전투원들”을 재판 없이 [쿠바의] 관타나모 만과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공군 기지에 감금함으로써 국제 인권 기준을 훼손했다고 비난했다.

바그람에서 수감자들이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국제사면위원회가 지적하듯이, 미국의 악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사례는 전 세계의 억압적 정권들에게 더 나쁜 짓을 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주고 있다.

이집트가 그런 경우다. 이집트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의 무지막지한 독재 정권은 오랜 인권 침해 기록을 갖고 있다. 무바라크의 전임자를 암살한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은 야만적 고문, 암살, 처형으로 분쇄당했다.

이제 무바라크는 자기 아들에게 대통령직을 물려 줄 준비를 함으로써 그가 말한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과 영국은 이집트 정권을 핵심 동맹국 중 하나로 대우하고 있다.

지난 3월 이집트에서는 중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반전 시위들이 벌어졌다. 많은 활동가들이 체포됐다. 그 중 한 명이 아쉬라프 이브라힘(Ashraf Ibrahim)이다. 지금 그를 포함해 다섯 명이 국가 안보 비상 사태 하에서 “법을 어기고, 기존 체제를 광신적 공산주의에 기초한 다른 체제, 그래서 노동자 평의회에 의존하는 다른 체제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자들(Revolutionary Socialists)이라는 불법 조직”을 주도하거나 가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람 위클리〉에 따르면, 검사들이 내린 뜻밖의 결정에 놀란 사람은 4월 19일 이래로 계속 감금 상태였던 이브라힘만이 아니다. 이번에 거명된 다른 네 피고들도 충격을 받았다.

분쇄

“그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심문을 위해 소환된 적도 없었고 이브라힘이 감옥에 있었던 지난 세 달 동안 검사들이 체포령을 내린 적도 없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다른 네 명 ─ 인권을 위한 토지 센터(Land Centre for Human Rights)의 연구원 나세르 엘-베헤이리(Nasser El-Beheiri), 엔지니어 예히아 페크리 아민(Yehia Fekri Amin), 활동가 무타파 모하메드 엘-바수이니(Mutafa Mohamed El-Bassuini), 학생 레이먼 에드워드 구인디(Reymon Edward Guindy) ─ 은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피고들은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15년형에 처해질 것이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이집트 국가는 공산주의 운동을 분쇄하기 위해 지독한 탄압 정책을 폈다. 그러나 근래에는 이슬람주의자들이 주요 표적이었다.

좌파에게 그토록 심각한 혐의가 적용된 것은 20년도 더 전의 일이었다.

〈미들 이스트 타임스〉에 따르면, “혁명적 사회주의자 그룹 ─ 정부는 그 활동가들이 이 조직 소속이라고 기소했는데 ─ 은 1990년대 후반에 천천히 성장한 급진 트로츠키주의 조직이다. 그 좌파 조직은 정부가 이슬람주의 투사들이나 거대 조직 무슬림 형제단과 전쟁을 벌이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서 주요 대학, 전문가 단체, 공업 중심지 일부에서 발판을 마련했다.

판돈

“그 투사들은 반전 운동과 인티파다 연대 운동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집트의 인권단체들이 발표한 한 성명서는 이번 사건이 소규모 사회주의자 조직에 대한 공격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 성명서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보여 주는 것은 시민 사회 단체들과 정당들, 대중 행동이나 정치 행동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 특히 팔레스타인 인티파다 연대 운동과 반전 운동에 참가한 활동가들을 겨냥한 경찰 테러리즘과 일련의 주도권 다툼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그러나 판돈은 훨씬 더 크다. 이집트 반전 운동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세속적 반대가 다시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 주도 세력은 위대한 범아랍 민족주의 지도자 가말 압델 나세르의 추종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이다. 이것은 지난 20년 동안 어두웠던 아랍의 정치 지형에 한 줄기 빛을 던져 주고 있다.

미국 제국주의와 운명을 같이하려는 부패하고 야만적인 정권들과, 흔히 엄청 용감하게 싸우지만 결국은 반동적 유토피아로 귀결되는 것을 추구하는 이슬람주의 반체제 운동들로 양극화한 것이 그 동안 주된 흐름이었다. 그런데 이제 적어도 이집트에서는 이 희망 없는 반대와는 다른 대안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쉬라프 이브라힘과 그 공동 피고들에게 적용된 혐의가 보여 주는 것은 이집트 정부가 이런 사태 발전을 미연에 방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중동에서 진정한 세속적 좌파가 등장하기를 바라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최근의 인권 침해에 항의하는 행동으로 이집트 정부를 압박하는 것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