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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을 패권 강화에 활용하려는 미국

미 존스홉킨스대 서재정 교수는 “[천안함 사태 이후] 미국이 독자적 대북 제재를 모색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 조처를 지지하는 건 미국의 지정학적 목표 달성에 유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경제 위기와 ‘테러와의 전쟁’ 실패 등으로 어려움에 봉착했고, 그 틈에 중국이 부상하면서 이른바 ‘G2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지위가 예전 같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미국은 이번 천안함 사태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동아시아의 동맹국들, 특히 중국에게 보여 주고 싶은 것 같다.

미국은 천안함 사태를 이용해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타결했다.

미중 전략 경제 대화에서 클린턴은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의 동의를 요구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조만간 한국과 서해에서 대규모 대잠 훈련을 하기로 합의했는데, 서해는 중국의 사실상 ‘내해’이기도 하다. 이런 미국의 행보에 중국은 상당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 미국은 한국에게 잠수함 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군사 지원을 하기로 했는데, 이는 중국 등 인접국을 긴장하게 하고 군비확충에 더 열을 올리게 만들 것이다.

미국은 남한의 이명박 정부에게도 몇 가지 양보를 얻으려 할 수 있다. 미국은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재협상을 시사하며 주한미군 분담금 등에서 몇 가지 이득을 취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남한 정부에게 아프가니스탄 파병 규모와 수준을 계획보다 올려 달라고 요구할지도 모른다. 이미 미 국무장관 클린턴이 천안함 협의 과정에서 한국 정부에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고 알려졌다.

천안함 침몰과 그 영향은 동아시아가 열강의 경제적·지정학적 경쟁으로 매우 불안한 지역임을 새삼 상기시켜 줬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이명박과 오바마의 북풍몰이는 당장 좌초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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