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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배신이 우익의 준동에 길을 열어 놓고 있다

노무현의 배신이 우익의 준동에 길을 열어 놓고 있다

우익들이 8월 15일 반북 시위에서 인공기를 소각한 후 북한이 이에 반발해 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을 선언하자 노무현은 ‘유감’을 밝혀 무마하려 했다.

그러나 우익들의 반북 시위는 그칠 줄 몰랐다. 우익들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장 앞에서 반북 시위를 벌여 북한 기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고, 청와대 앞에서 수차례 인공기 소각 시위도 벌였다. 8월 29일에는 서울 도심인 광화문에서 다시 반북 시위가 열렸다. 보수 언론들은 우익 시위를 규제하려는 노무현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런 우익들의 난동은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6자회담을 앞두고 일어났다. 이들은 스포츠 등 남북교류와 6자회담 같은 대화 분위기가 영 못마땅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아무리 남북 대화를 하고 화해·협력을 추구한다고 해도 북한은 엄연한 주적”(8월20일치)임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작년 서해교전 이후 북한이 ‘유감’을 표명한 뒤 북-미 간에 일시적인 유화 국면이 형성되고, 이어서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렸을 때도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인공기 게양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사실, 우익의 칼끝은 남한 좌파들을 겨냥하고 있다. 좌파를 “친북”으로 몰아 탄압하려는 것이다.

작년 말 열린 ‘제57회 반탁승리기념대회’에서 우익들이 발표한 ‘행동 강령’의 첫번째는 “반미·친북·좌익 세력을 몰아내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는 것이었다.

8월 15일 시청 앞 우익들의 반북 시위는 같은 장소에서 열기로 한 좌파들의 반전 시위에 대항하는 것이었다.

북한에 라디오가 든 풍선을 보내려다 경찰에 제지당하고, 대구에서 반북 시위를 하다 북한 기자들에게 구타를 당한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남한에는 최대 6천 명의 북한 공작원들이 침투해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의 주된 목표는 정부 기관 이외에 국정원과 군, 학생 조직, 노조, 그리고 언론이다.”고 악선동했다.

구역질

우익들은 노무현 정부에 의해 시위가 몇 차례 제지당하자 노무현 정부가 북한을 위해 남한의 “민주주의”를 탄압한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자유 개방 사회의 다양성을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을 옹호하고 한총련의 반미 시위나 성조기 소각 등에는 미친 듯이 날뛰는 자들이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것은 너무나도 구역질나는 일이다.

노무현은 날뛰는 우익을 저지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오히려 노무현의 행보는 우익을 강화해 왔다.

노무현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적 조치”에 합의하고,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를 재확인하는 등 한미일 군사 동맹을 통한 대북 압박에 한몫 해 왔고 그 결과 우익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또, 노무현은 여전히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한총련 등 좌파를 탄압하고 있다. 검찰은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 중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이외의 사람이 인공기를 게양하거나 흔들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는다고 경고했다.

인터넷에서 인공기를 달거나 대회 기념품에 인공기를 그려 넣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대회에서 국정원, 검·경찰 등 공안기관은 ‘북한관리단’이라는 특별 기구까지 만들어 대회를 통제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남북 대결보다는 평화와 화해를 원하고 미국의 위기 조성에 반대한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 중 열린 ‘남북공동문화예술행사’에는 5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고 북한과 미국의 배구 경기 때 대다수는 미국 팀에 야유를 보내는 한편 북한 팀을 응원했다.

우익은 반전 운동과 노동자 투쟁에서 드러난 급진화를 되돌리고 싶어한다. 날뛰는 우익을 저지해야 한다.

한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