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6월 2일] 저명한 좌파 경제학자들이 그리스와 유로존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토론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공공부문 예산의 대규모 삭감 등 노동계급에게 경제 위기의 고통을 떠넘기려는 시도에 맞서 항쟁을 벌이고 있다.  

6월 8일 스페인 공공부문 노동자들 수백만 명이 긴축에 항의하는 파업을 벌였다.

그리스 노동자들의 반격은 노동자들이 어떻게 저항에서 노동계급에 이로운 해결책을 향해 나갈 수 있는지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또, 이런 저항이 유럽 대륙의 경제적·정치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한 나라에서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

지난주 런던에서 좌파 경제학자인 코스타스 두지나스, 스타시스 쿠벨라키스, 조지 어빈, 코스타스 라파비차스,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저항이 앞으로 나갈 방향에 관한 원탁 토론회를 가졌다. 〈가디언〉 경제 섹션 편집자인 래리 엘리어트가 사회를 맡았다. 

코스타스 두지나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 정부와 언론들은 현 위기를 마치 천재지변인 것처럼 묘사합니다.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자연 현상인 듯이 말이죠. 

“그리스는 타이타닉이고 시장은 빙하라는 듯이 말입니다. 

“이것은 경제의 자연화입니다. 그러면 아테네와 브뤼셀의 정치적 결정은 불가피하고 피할 수 없는 거의 초인간적 결정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오늘날 곤경을 초래한 것은 모두 대단히 정치적인 결정의 결과입니다.” 

두지나스는 2008년 구제금융으로 신자유주의의 파산이 명백히 폭로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처지를 속여서 복지 수당을 받은 사람들은 감옥에 가지만, 은행을 파산시킨 자들은 엄청난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금융시장은 이데올로기적 구조와 자기실현적 예언에 근거한 가상현실에서 작동합니다. 시장의 압력은 현 경제 정설에 따라 공공지출을 줄이도록 채무자들에게 강요하는 계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은 깡패들이 자릿세를 뜯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상점주가 깡패에 저항하면 깡패는 상점주를 구타합니다. 

“그리스는 하나의 본보기로 두들겨 맞았습니다. ‘채무자여, 네 나라의 복지를 파괴하지 않으면 네가 그 다음 차례가 될 것이다’ 하고 말이죠.”

탈세

스타시스 쿠벨라키스는 그리스 위기가 유럽연합 위기의 표현이자 그리스 자체의 특수성도 반영한다고 말했다. 

“1981년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7퍼센트였습니다. 1990년에는 공공부채가 GDP의 72.5퍼센트로 껑충 뛰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위기를 겪은 다음에는 1백 퍼센트에 육박하게 됐습니다. 

“이런 변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정말 그리스인들의 과소비 때문일까요?

“사실, 그리스의 임금과 연금 수준은 서유럽 최하위입니다. 그리스의 평균 월급은 1천 유로(1백40만 원)밖에 안 됩니다.  

“그리스의 복지 제도는 서유럽에서 가장 형편 없습니다. 실업수당 액수도 얼마 되지 않고 사회 지출도 낮은 수준입니다.” 

쿠벨라키스는 그리스 공공부채의 책임이 주로 탈세에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부터 정부 지출은 증가했지만 세금 징수는 늘지 않았습니다.  

“부자와 기업들의 탈세 행위가 공공연하게 자행됐습니다. 

“진정으로 과소비를 한 집단은 그리스 군부입니다. 그리스는 유럽에서 국방비 지출 비율이 최고입니다.” 

조지 어빈은 그리스에는 세 가지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IMF와 유럽연합의 긴축 요구를 받아들이거나, 부채 상환을 거부하고 유로존을 떠나거나, 채무를 조정하거나.

“첫째 대안의 문제는 그리스에게 재정적자 규모를 불과 2년 만에 GDP의 13퍼센트에서 3퍼센트로 줄이라고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 대안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 라트비아를 봅시다. 라트비아의 GDP는 2008~2009년에 25퍼센트나 줄었습니다.  

“역설이게도, 적자가 많고 불황에 빠진 나라에서 적자를 줄이려는 행동은 정반대의 결과, 즉 세수를 더 줄이는 결과를 낳습니다.” 

어빈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유로화 통용 지역을 떠나는 것이 그리스에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그리스는 자신의 국가 부채를 유럽연합 은행들에 전가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지 2년이 되지 않아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대안의 난점은 모기지 같은 민간 부채는 여전히 유로화일 것이기 때문에 민간 부채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붕괴할 은행시스템을 국유화해야 합니다.  

채무불이행

“또, 그리스는 한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릴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정부는 균형 재정을 달성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수입품의 가격이 높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채무불이행은 또 다른 문제를 낳습니다. 즉, 위기를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는 채무 조정 — 은행들이 잠시 채무를 받지 않고 일부 채무는 탕감해 주는 것 — 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어빈은 위기가 다른 나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포르투갈과 이탈리아 등도 국가 부채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나라들은 그리스보다 단기 채무의 비중이 더 높습니다.”

코스타스 라파비차스는 유럽연합과 IMF ‘구제금융’의 진정한 동기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들의 구제금융의 진정한 목표는 나라들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들을 구하는 것입니다.” 

라파비차스는 프랑스와 독일의 은행들이 남유럽 나라들에게 돈을 많이 빌려 준 점을 지적했다. 

“이 위기에서 빠져나갈 방법은 무엇일까요? 현재 그리스의 긴축 정책은 엄청난 사회적 고통을 낳고 있습니다. 긴축 정책은 재앙을 낳을 뿐입니다. 

“그리스는 채무불이행을 선언해야 합니다. 현재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그 다음에는 유로존을 탈퇴해 본래 그리스 통화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라파비차스는 급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격변이 일어날 것입니다. 은행들은 도산할 것입니다. 따라서 은행들을 국유화하고 대중이 통제해 은행들을 경제 재건 수단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반자본주의적 대안입니다. 국가 자체가 큰 변화를 겪어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근본적인 사회적·경제적 전환을 통해 자본보다는 노동을 위한 변화를 이뤄야 합니다.”


 코스타스 두지나스는 영국 버크벡 칼리지 법학 교수다.

 
스타시스 쿠벨라키스는 영국 킹스 칼리지 교수이자 프랑스 반자본주의신당(NPA) 활동가다.
 
조지 어빈은 영국 아시아·아프리카학대학원(SOAS) 연구 교수다.
 
코스타스 라파비차스는 SOAS 경제학 교수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영국 킹스 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다.
 
SOAS 화폐·금융 연구소와 버크벡 칼리지 인문학 연구소가 이날 원탁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