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은 현장투쟁과 사측의 탄압이 항상 공존하는 곳이다. 

사측이 2009년 노조 지침을 따라 조퇴를 하고 쌍용차 연대집회에 참가했던 조립3공장의 평조합원 두 명을 업무방해로 고소해 현재 재판중이다. 

이 중 한 명은 정말이지 ‘순진’ 그 자체였다. 회사일에 누구보다 충실하고 노동조합 지침도 잘 따르는 그런 조합원이었다. 한나라당 ‘골수’ 지지자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사측의 고소·고발로 경찰서와 검찰에 끌려 다니고 법정에까지 서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는 처음 검찰조사관이 ‘인원이 부족한데 마음대로 조퇴를 하면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냐’며 호통을 치고 윽박을 지를 때 주눅들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재판 과정에서 주변 동료들이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조퇴의 정당성을 당당히 주장하는 것을 보며 “유죄가 나와도 끝까지 항소하고 더 열심히 투쟁할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절대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한다. 

공판이 있는 날이면 뒤풀이에서 권력에 대해 토론하며 자연스럽게 사회주의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던진다. 탄압이 그저 성실히 일하고 한나라당을 지지하던 평범한 노동자를 급진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