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진보정당에 후원금을 납부한 전교조 교사들에 대한 교과부의 파면·해임 방침을 거부했다. 하지만 동시에, 실정법 위반을 이유로 교사 18명의 감봉·면책 등 경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그러자 교과부는 “경기교육청의 결정은 헌법질서와 전체 공무원의 기강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정치 활동 자유조차 가로막으며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파면·해임을 밀어붙이는 “교과부야말로 법과 원칙을 어기”(전교조)는 장본인이다.

더구나 진보 교육감이 대거 당선한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는 전교조 마녀사냥에 대한 대중적 반대 여론을 보여 줬다.

이런 여론과 압력 때문에 교과부의 ‘중징계 속도전’ 계획은 난관에 빠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을 비롯해 거의 대부분의 교육청들이 징계위원회 개최를 연기했고, 일부 보수 성향의 교육감들조차 중징계 추진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최근엔 국회 교과위 소속의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까지 교과부 장관 안병만에게 “권한 없는 교과부가 왜 형량까지 강제하느냐”고 추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중동 등 보수 언론과 우파는 진보 교육감 물어뜯기에 혈안이다.

우파들의 압박 속에서 김상곤 교육감은 교사들의 파면·해임과 자신의 직무 박탈을 둘 다 피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결정을 내린 듯하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정당 가입은 실정법 위반이 명백한 [상황에서 징계를 유보하다가] … 김 교육감이 또 직무유기로 고발되면 최악의 경우 직무가 박탈될 가능성도 있다”고 징계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물어뜯기

이런 곤혹스러운 처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김상곤 교육감이 교사들의 정당 후원·지지를 “죄”로 인정한 것은 아쉽다.

강원·전남 등에서처럼 징계를 법원 판결 이후로 연기하면, 일제고사 판결에서처럼 법원도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까지 결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인데 말이다.

그래서 박효진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경기도교육청의 결정으로 인해] 이후에 열릴 재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도교육청이 면피하기 위해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교육희망〉)고 아쉬움을 표했다.

우파의 압박에 조금씩 타협하는 것은 우파의 기를 살려 줄 위험성도 있다. 교과부는 당장에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필요한 것은 우파의 압력에 단호하게 맞서면서 대중의 자신감을 높이고 항의의 초점을 제공하는 일이다. 지배자들조차 분열하고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은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진보 교육감들은 “공무원을 무력화시켜 기득권층의 수족으로 만들려는”(박노자) 저들의 ‘정치적 중립’ 강요에 맞서 교사들의 정치 활동 자유를 일관되게 옹호해야 한다.

전교조 교사들이 이명박 정부와 정책에 맞서며 진보 정치의 발전에 힘을 보태는 것이 진보적 교육개혁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