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캐나다에서 열린 오바마와의 정상회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대신 한미FTA 재논의를 양보했다. 표현은 재논의지만, 기존 협정 내용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재협상이다. 이것은 민주노동당의 주장처럼 “사상 초유의 더러운 빅딜”이라 할 만하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쇠고기와 자동차 부문에서 한국의 추가적인 개방과 규제 완화를 요구하며 한미FTA 비준을 미뤄 왔다. 

그런데 이제 사실상 재협상이 합의됐으니 미국은 우선 연령 제한없이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촛불항쟁 당시 정부는 추가 협상을 벌여 ‘소비자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이것을 다시 후퇴시키려는 것이다.

이미 미국 상원은 한국의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촛불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박상표 정책국장은 이를 두고 “2008년 졸속 협상 때, 촛불을 불러왔던 내용 가운데 잠정적으로 중단된 부분을 풀어 달라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과학적이지도 않고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도 없는 소비자 신뢰 회복을 들먹일 것”이라 예상했다. 

미국산 쇠고기 완전 개방은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이는 올해 위생 조건에 불합격된 수입 쇠고기의 95퍼센트가 미국산이라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은 자동차 수입 규제도 완화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이미 미국 무역대표부는 올 3월에 내놓은 무역장벽보고서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매기는 관세와 자동차 배기량 기준에 따른 세금이 문제라고 밝혔다.

결국 대형차에 매기는 관세를 낮추고 환경 규제 조항을 완화할 수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서민하고 전혀 상관없는 미국 대형차에 대한 규제 완화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의 한국 시장점유율을 높이라는 요구 즉, 반드시 일정 부분을 수입해야 하는 쿼터제를 요구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국민 세금으로 경찰차·소방차 등을 미국차로 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미FTA 재논의는 미국 기업주들의 이윤을 위해 국민 건강권과 환경을 내팽개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국·미국 기업주들의 이윤만을 위해 노동자·민중의 삶을 파탄으로 내몰 온갖 독소 조항으로 가득찬 한미FTA는 재논의가 아니라 완전히 폐기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