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교사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로 기소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 징역 10월을 구형받았다. 유죄가 선고되면 직무가 정지된다고 한다.

김상곤 교육감은 무죄다. 학생을 시험 보는 기계로 만드는 교과부야말로 유죄다.

이는 부당한 일이다. 교사의 시국선언은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이기에 김상곤 교육감의 교사 징계 유보는 직무유기가 아니라 마땅한 직무수행이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말한다. 아니 말해야 한다. 세상은 살 만하고, 노력만 한다면 인생역전을 할 수 있다고.

그러나 수월성 교육과 학교 자율화 조처 이후 이 말은 거짓말이 됐다. 비강남에 살며 잘나가는 부모, 돈 많은 부모를 두지 못했기 때문에 수월성 교육과 다양한 교육도 우리 아이들과는 상관이 없다.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희망은 이미 물 건너 갔기에 교사는 희망을 말하고도 거짓말을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학생들은 교사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일제고사는 학생을 시험 보는 기계로, 교사는 시험을 잘 보게 하는 기계로 전락시켰다.

2009년 6월 10일 청소년들이 시국선언을 했다. “배운 대로 행동한다. 민주주의 지켜내자”는 것이 청소년들의 외침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우리가 가르쳤다. 민주주의를 가르쳤고, 불의에 저항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돕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을 받아서도, 차별해서도 안 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가르쳤다.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의 가난한 부모를 죽이고, 꿈 많고 초롱한 눈빛을 지닌 아이들을 시험의 노예로 만들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이 사회를 더는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말하기 위해, 교육은 어디 있느냐고 질타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민주주의

조선시대에도 왕이 어떤 정책을 펼칠 때 그것이 끼칠 악영향이 있을 때 상소문이 속출했다. 따라서 교육과학기술부야말로 직무유기죄로 기소를 당해야 한다. 교육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음을 알리고 이를 재고할 것을 알려 주었음에도 잘못된 행정을 시정하지 않는 것이 직무유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물론 김상곤 교육감에게도 아쉬움이 있다. 진보정당에 후원금을 내고, 일제교사에 반대한 교사들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하겠다고 한 것은 매우 아쉽다. 이것은 진보적 교육감을 선택한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다.

이번에 진보적 성향의 교육감들이 많이 당선됐다. 이런 결과는 진보 교육감 1호였던 김상곤 교육감에게서 사람들이 희망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희망을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자신이 왜 선택되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김상곤 교육감은 진보적 행보가 흔들릴 때마다 하워드 진의 말을 기억하기 바란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