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파업에 들어간 지 2주가 지나면서 파업 열기와 파업 지지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벌써 파업 지지 성금이 1억 1천만 원 넘게 모였다. KBS의 새 노조인 KBS본부는 공정방송위원회 설치와 노조 실체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KBS 사측은 파업 이후 교섭에 전혀 응하지 않고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청원경찰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며 파업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이미 두 차례나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고, 연일 불법 파업이라며 공격하고 있다.

‘김비서(KBS)’를 ‘개념방송’으로 바꾸려는 KBS 노동자들 7월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하는 KBS 개념탑재의 밤’에 시민 2천여 명이 모여 파업을 지지했다. 

사측의 탄압을 두고 조합원인 이강택 PD는 “구 노조가 급격히 와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측이 새 노조와 단체 협약을 체결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단협이 체결돼 KBS본부의 실체가 인정되면 구 노조 조합원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이탈해 새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더 좌파적·전투적인 새 노조를 중심으로 KBS 노조가 재통합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노동자들은 흔들림없이 싸우고 있다. 15일부터는 아나운서를 포함해 새 노조의 모든 조합원이 전면 파업에 참가한다. 파업 집회에 참가한 한 조합원은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로 오히려 내부적으로는 결속하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불법파업이라는 사측의 공격도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웃음과 환호, 뜨거운 열기가 넘치는 파업 집회 현장은 노동자들의 축제를 보는 듯하다.

지긋지긋

이런 분위기 속에서 조합원 수가 8백여 명에서 1천 명 가까이로 급속히 늘어났다.

파업 열기의 밑바탕에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언론 통제 속에서 쌓여 온 노동자들의 불만이 깔려 있다. 6년차 PD인 김종연 조합원은 “정부 실책 비판하면 ‘좌빨’로 모는 정부가 지긋지긋하다”며 파업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명박의 라디오 주례 연설에 반대했다가 지방으로 좌천당한 PD들도 파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많은 조합원들은 정권의 외압 때문에 그동안 하고 싶은 방송을 하지 못한 것에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시사교양국 홍기호 PD는 KBS에서 “4대강의 ‘강’자만 꺼내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4대강이 아닌 ‘강’을 주제로 한 〈환경스페셜〉 프로그램도 중단됐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KBS본부의 파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최근 방송인 김미화 씨가 제기한 ‘블랙리스트’ 파문과 경찰이 MBC 라디오 생방송에 난입해 대본을 요구한 사태만 봐도 정부의 언론 장악에 왜 맞서야 하는지 알 수 있다.

KBS 사측이 블랙리스트 파문과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발 때문에 궁지에 몰린 상황을 이용해 KBS본부는 단호한 파업을 지속해야 한다.

곧 KBS본부가 낸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 신청 2심 판결이 있을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KBS본부가 1심에 이어 승리한다면 이 결과를 지렛대 삼아 투쟁을 밀어붙여야 한다. 설령 그렇지 않아도 투쟁을 멈춰선 안 된다.

이미 수많은 노동자·시민 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KBS본부의 파업이 승리한다면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중지란에 빠진 이명박 정부는 한층 더 타격을 받을 것이다. 언론노동자와 전체 노동자들은 새로운 투지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