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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재보선:
진보 후보들의 선거 도전을 지지하며

이제 7·28 재보궐선거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출마한 선거구는 모두 네 곳이다(표 참조). 이 진보 후보들을 지지해 이명박 정부의 우파 정책들에 반대하는 진보적 목소리를 분명히 보여 줄 때다.

선거구 진보 후보
서울 은평을 사회당 금민(민주노동당 이상규는 사퇴)
광주 남구 민주노동당 오병윤(진보신당·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과 단일화)
인천 계양 민주노동당 박인숙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민주노동당 박승흡

네 후보 모두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진보 대안을 주장하며 완주하고 있다.

사회당 금민 후보는 부자들의 불로소득에 세금을 무겁게 매겨 전국민 기본소득과 무상의료를 이루자고 말한다. 민주노동당 오병윤·박인숙·박승흡 후보들도 부자 감세와 4대강 죽이기를 중단해 그 돈으로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자고 강조한다.

네 후보 모두 진보적 정책을 내놓고 있고 기성 주류 정당 후보와는 다른 진보 정치인으로 활동해 온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반MB 진보 대안

7월 24일 외교부장관 유명환은 “[6·2 지방선거 때] 야당 구호에 친북 성향 젊은이들이 다 넘어갔다”며 “이런 정신 상태로는 나라가 유지되지 못한다. 그렇게 좋으면 김정일 밑에 가서 어버이 수령하고 살아야지” 하며 대놓고 막말을 했다.

이것은 이명박 정부가 6·2 지방선거 패배 후 찾아 온 레임덕 위기를 여론 무시 전략으로 돌파하기로 작심했다는 증거의 하나일 것이다.

이미 이명박은 6·2 선거 패배에도 4대강 공사를 독려하고 의료민영화 등 온갖 반서민 정책들을 강행하려는 속셈을 드러낸 바 있다.

게다가 ‘4대강 전도사’ 이재오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윤진식 등 이명박의 심복들이 이번 선거에 출마했다.

그래서 이번 재보선에서도 진보적 유권자들은 강력한 반MB 정서를 표출하고 싶어 한다. 남는 문제는 진보적 유권자들이 어떤 반MB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다.

그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와 반민주주의 정책을 일관되고 철저하게 반대하지 않는 민주당은 진정한 반MB 대안이 될 수 없다.

한나라당 강용석의 성희롱 발언을 문제 삼는 민주당은 정작 자기 당 소속 전북 고창군수의 성희롱은 못 본 척하고 재공천해 당선시켰다. 횡령 혐의를 받는 강성종을 보호하려고 한나라당과 협력해 방탄국회를 열어 온 것도 민주당이다.

일제고사와 교원평가제에 속시원히 반대하는 김승환 전북교육감에게 지역 내 가장 큰 방해 세력은 민주당이 다수파인 전북도의회다.

광주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민주노동당에게 “대안도 없이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하는 … 반미”라고 색깔론 공격을 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한나라당과 비교해서 형 못지 않은 아우 같은 행태를 보이는 민주당 후보보다 네 명의 진보 후보들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그것은 우선 ‘반MB 진보 대안’의 가능성을 보여 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이명박 정부에 반대해서 더 급진적인 대안을 바란다는 증거일 테니 말이다.

둘째, 민주당 후보들과 비교할 수 없이 더 노동계급 친화적인 진보 후보들의 의미 있는 득표는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반민주 정책에 맞선 대중행동 건설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셋째, 진보 후보들이 상당한 지지를 얻을수록 포퓰리스트 후보들이 말로나마 진보적 언사를 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것이고 포퓰리스트 후보가 만일 당선되면 그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기가 더 용이해질 것이다.

넷째, 진보 후보들에게 던지는 표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이 후보들이 더 많은 표를 얻을수록 그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 광주 남구에선 단지 미래를 기대한 투자만이 아닌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은평을

그럼에도 서울 은평을에서 이명박의 오른팔이라는 이재오를 꺾으려면 범야권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들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재오를 꺾겠다며 내놓은 후보는 진보적이지도 개혁적이지도 않은 장상이다. 8년 전 대통령 지명을 받고도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국무총리가 되지 못한 장상은 이화여대 총장 시절에도 대표적 친일파의 이름을 딴 김활란상(賞)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행여라도 이재오가 당선한다면 이런 후보를 낸 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클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반MB 진보 대안’을 내놓지 않고 반MB 범야권 단일화로 달려간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은평에서 후보를 양보했는데도 정작 광주에서 색깔론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반미 낙인찍기가] 해도해도 너무 하”지만 “민주당 장상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또’ 다짐했다. 이상규 후보는 “장상이면 어떻고 천호선이면 어떻고 이상규면 어떠냐. 모두 다 반이명박 반이재오 전선에서 한몸, 한 몸뚱아리 아니냐”며 스스로 진보정당의 존재 의의를 깎아 내렸다.

이상규 후보는 야 3당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대표 경력을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선대위원장’으로 선택하기까지 했다. 진보정당이 선거에 출마해 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이 무엇인지조차 묻게 만든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이상규 후보는 묻지마 범야권 단일화에 쓰는 에너지의 1백 분의 1도 진보 후보 단일화에 쓰지 않았다. 야3당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진보의 가치와 정책 반영이 논의된 것도 아니다.

물론 사회당 금민 후보도 이상규 후보가 사퇴해야 단일화할 수 있다는 식의 태도로 진보 후보 단일화를 어렵게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진보 후보 단일화는 팽개치고 민주연합 한 방향으로만 달려간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훨씬 더 큰 책임이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은평을에서는 진보신당과 진보적 지식인 ·활동가들의 지지를 받는 사회당 금민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