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이 시끄럽다는 말을 시작한 지 어언 두 달이 다 돼 가지만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

한국 정부가 서해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고 북한이 이에 대응해 해안포 사격 훈련을 벌이자 한국 우익들은 그중 몇 발이 서해 북방 한계선 안쪽으로 떨어졌는지 계산해서 정부에게 왜 대응 사격을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있다. 그들은 지배자로서 자존심과 공포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지 그 결과로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할지는 관심이 없다.  

동해에서 훈련하고 있는 한국 해군의 대형수송함 독도함(아래쪽)과 미 해군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 함

또, 미국은 초대형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서해 훈련에 동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7월 초를 피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뱉은 말은 지킨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어 한다. 이에 대응해 지난 이틀 동안 중국의 북해함대 전투기들은 서해에서 가상의 미군 공격에 대응하는 훈련을 벌였다. 

이 소동의 출발점은 명백하다. 천안함 사건을 이용해 동아시아에 화려하게 복귀하려는 미국과 미국에 개입할 빌미를 주고 그 등에 얹혀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한국 정부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있는 힘을 다해 군사훈련으로 대적하려는 중국 정부의 방식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중미 사이의 불안정하지만 상호의존적 관계를 봤을 때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 버라이어티쇼가 고조될 수 있는 지점은 한계가 있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여전히 중동과 아프가니스탄에서 패권 정책의 결판을 봐야 하고, 특히 이란 핵문제에서는 오히려 중국에게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거북한 처지다. 

딜레마

이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과 북한 제재를 동시에 꺼내 든 것은 우연으로 보기에는 너무 공교롭다.

한국 정부와 주류 언론들은 대북 제재 문제로 온갖 설레발을 떨었지만 미국 정부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이란 제재 강화였다.

사실, 핵탄두를 1만 기나 보유한 미국이 아직 핵무기를 가지지도 않은 이란을 압박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려고 인도(와 최근에는 베트남)의 핵농축을 돕고 있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을 굴복시키는 것이 중동 패권을 위해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은 이미 통과된 제4차 유엔 제재를 넘어 다른 나라들이 미국 수준의 독자적 이란 제재를 단행하기를 요구한다. 여기서 이란과 상당한 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아시아 국가들(중국, 일본, 한국)의 참가가 중요하다. 

대북 제재는 동맹(한국과 일본)과 잠재적 적(중국)에게 모두 양보를 얻기 위한 비장의 카드로 제시됐다. 〈아시아 타임스〉의 피터 리는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라는 협상 카드를 내밀어 미국에게 정치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이란 제재 문제에서 양보를 얻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부터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문제로 미국과 얼굴을 붉혀 동북아에서 가장 중요한 미국 동맹 자리를 한국 정부에 빼앗긴 일본은 즉각 미국의 요구에 응하고 나섰다.     

반대로 한국 정부는 딜레마에 처했다. 미국 정부가 천안함과 대북 제재에서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준 대가로 요구한 청구서 액수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 연구원은 한국 정부의 고민을 이렇게 지적했다. 

“이란 시장을 잃으면 그 자리를 중국, 러시아, 터키 등 경쟁국에 뺏겨 다시 회복하기 어려울 것 … 이란은 석유와 가스 등 엄청난 자원을 보유해 미래 자원 개발을 위해서라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이다.” 

정부는 독자 제재를 하되 조용히 한다는 어정쩡한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에 착 달라 붙는 ‘아메바’ 외교를 하면 만사형통일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는 갈수록 불안정하고 복잡해지는 제국주의 세계 체제의 도전 앞에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대북 제재와 이란 제재를 동시에 꺼낼 때 진정으로 노린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미국과 서방 자본이 제재를 통해 버린 이란 석유 자원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오늘날 이란은 중국의 3대 석유 수입국 중 하나가 됐다. 

중국은 제4차 유엔 제재에 동의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란 에너지 산업과 경제에 광범한 타격을 입히려면 중국의 대이란 투자와 경유 수출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계산은 대북 제재 카드가 중국에 애원하지 않고 중국을 추가 이란 제재에 참가시키는 수단이자 두 나라 중 결국 누가 우위에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 핵활동에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은행 자체를 제재한다는 민감한 내용을 제거한 것이 중국의 양보를 가져 오기를 희망하는 듯하다. 

이것은 초강력 대북 제재를 요구하던 원래 방침과 비교하면 누그러진 것이긴 하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반대 급부로 북한이나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중국 정부에 상당히 양보하지 않고 중국에게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피터 리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미국이 이란뿐 아니라 북한 전선에서도 승리하려 든다면 중국은 어느 쪽에서든 미국이 원하는 것을 주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오바마의 남은 임기는 참으로 흥미로워질 것이다.” 

냉소적인 관찰자에게는 그런 상황이 흥미로울지 모르나 이곳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은 열강의 갈등을 불안한 눈으로 쳐다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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