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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레바논 국경 월경:
유엔군의 무능과 편파성

8월 3일 레바논군과 이스라엘군이 국경 지역에서 충돌했다. 레바논군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어와 사격 시야를 확보하려고 나무를 베었고 레바논군을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이 “국경”을 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그러나 이 “국경”은 2006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략이 재앙으로 끝난 후 유엔이 레바논 측의 항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다.

이 작은 충돌은 중요한 점을 보여 줬다.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이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의 무력 충돌을 막는 데 아무 쓸모가 없다는 점이다. 레바논을 침략해 민간인을 1천 명 이상 학살한 이스라엘의 호전적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 유엔군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엔군의 목적은 이스라엘의 도발을 막는 것이 아니라 레바논 저항세력인 헤즈볼라의 세력 확대를 억누르는 데 있다. 유엔군은 이스라엘이 미국과 서방에서 온갖 흉악한 무기를 수입하는 것은 가만두면서 헤즈볼라에게 무기가 유입되는 것만 감시한다.

유엔군은 레바논을 순찰하면서 “수상한 활동”을 하는 레바논인들을 무차별 검문하고 괴롭혔다. 그래서 최근 유엔군이 남부 레바논 지역을 정찰하던 중 현지인들한테서 돌과 달걀 세례를 받기도 했다.

한국도 2007년 동명부대를 파병했다. 한국 파병군은 뭔가 다를 거라 생각지 마시라. 동명부대의 한 대위는 〈연합뉴스〉에게 “하루에 체크하는 차량이 1만 5천 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 차량은 이스라엘 차량인가? 전혀 아니다. 전부 출퇴근하며 자기 생업에 종사하는 레바논인들의 차량이다.

따라서 평범한 레바논인이 ‘막상 테러 행위를 저지른 것은 이스라엘인데 왜 중무장한 한국 장갑차가 기관총을 겨눈 채 자기 차량을 검색할까’하고 의문을 품는 게 너무 당연하지 않을까.

최근 동명부대 부대장은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불법 무장세력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이 자는 전쟁을 시작한 쪽이 헤즈볼라가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이스라엘에 맞선 헤즈볼라의 저항이 대다수 레바논인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을 알고 있을까?

언론들은 동명부대에 관해 온갖 낯 간지러운 보도를 했지만 동명부대는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과 그 뒤의 미국과 서방) 편을 드는 점령군의 일부일 뿐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왜 제국주의의 중동 지배를 돕는 상황에 내던져져야 하는가? 동명부대는 당장 철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