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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베트남이 될 때까지 반전 운동은 계속돼야

제2의 베트남이 될 때까지 반전 운동은 계속돼야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투쟁이 세계적으로 성장한다면 미국이 이라크에서 군대를 철수하게끔 몰아붙일 수 있다.

이런 일이 베트남 전쟁 때 일어났다. 베트남 전쟁 초기에 반전 운동은 매우 소규모였다. 그러나 파병이 급격히 증가하고, 베트남에서의 양민 학살이 늘어나면서 반전 시위도 커지기 시작했다. 반전 운동이 최고에 이르렀을 때 워싱턴에서만 75만여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

1968년 1월 구정 공격은 미국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 이후 반전 분위기는 전선에도 전해졌고 미군 병사들은 공공연히 반전 운동에 가담했다. 병사들은 반전 주장이 실린 신문을 참호 속에서 돌려 읽었다. 탈영병의 숫자가 1971년에 8만 명이 넘었고, 지휘관을 쏴 죽이는 사건이 수백 건에 이르렀다.

반전 운동에 직면해 미국은 차츰 군대를 철수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1970년에 미국 대통령 닉슨은 캄보디아 침공을 명령한 지 몇 달 만에 다시 철수를 명령했다. 몇 년 뒤 헨리 키신저가 썼듯이, “닉슨은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군대 감축을 명령했다.”

결국 닉슨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1974년 8월 결국 사임했다.

1975년 북베트남은 사이공 함락 작전을 펴기 시작했다. 그 전에도 북베트남은 이런 작전을 편 적이 있었지만 미국의 공습 때문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뿐히 사이공을 함락할 수 있었다.

정치 위기 때문에 미국의 개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1975년에 미국은 베트남에서 완전 철수했다.

오늘날의 반전 운동은 베트남 전쟁 때에 비해 매우 급속하고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월 15일 전세계 6대륙, 60개국, 600개 도시에서 1천500만 명이 부시의 전쟁에 반대해 행진했다. 이것은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이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 더 큰 시위였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지금, 세계적인 반전 운동이 거대하게 일어난다면 우리는 점령군이 철수하도록 만들 수 있다.

점령군의 이라크 철수는 단지 이라크의 해방만을 뜻하지 않는다. 반전 운동에 밀려 미군이 베트남에서 철수했을 때, 전세계 민족해방 운동은 큰 힘을 얻었다. 그리고 미국은 그 뒤 한참 동안 군대를 해외에 파병하기를 두려워했다.

한반도의 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 이라크 점령에 반대해 싸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9·27 국제반전공동행동은 세계 반전 운동이 이라크 점령 반대로 힘을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를 계기로 반전 운동은 각 학교, 지역사회, 노동 현장 등으로 더한층 확대돼 가야 한다.

10월에는 한국군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가 큰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다. 추가 파병 압박을 가하기 위해 전쟁 범죄자 럼스펠드가 방한할 예정이다.

9·27 국제반전공동행동은 추가 파병 반대 운동으로 이어져야 하고, 더 나아가 점령군을 이라크에서 완전 철수시킬 때까지 계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