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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가격 폭등이 불러온 전 세계적 소요

지난주[9월 1일] 모잠비크 경찰은 곡물가 폭등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열 명을 죽이고 4백 명을 다치게 만들었다. 이 투쟁은 전 세계적 식량 위기의 서곡일 수 있다.

사람들은 사흘 동안 모잠비크 수도와 다른 대도시 거리를 가득 메웠다. 모잠비크 정부는 물과 에너지 가격 인상과 함께 빵 가격을 30퍼센트나 올렸다.

시위 참가자들은 돌을 던지고 타이어를 태우고 상점을 털었다. 경찰은 실탄 사격으로 대응했다. 최소한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해 열 명이 죽었다.

대다수 모잠비크인들은 이미 가구 소득 4분의 3을 식료품 구입에 쓰기 때문에 추가 가격 인상을 감당할 수 없다.

모잠비크 대통령 아르만도 게부자는 한때 게릴라 운동 지도자였다. 그는 모잠비크를 사회주의로 인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의 프렐리모당은 집권한 후 신자유주의를 수용했다.

백만장자인 게부자는 지난주 이렇게 말했다. “가격 상승은 되돌릴 수 없다. 가격은 우리가 모두 열심히 일해야 떨어질 것이다.”

지난주 금요일 상점이 다시 문을 열자 마푸토[모잠비크의 수도] 시민들은 빵집 앞에 길게 줄을 섰다.

가정부로 일하는 엘리사 알디노는 중간계급 거주지의 빵집 앞에 줄을 선 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식료품을 살 돈이 없어요. 돈이 없어서 굶주린 배로 잠을 청해야 하지요.”

세계은행은 모잠비크를 아프리카에서 가장 잘 나가는 경제로 선정했다. 지난 10년 동안 모잠비크 경제는 아프리카의 비산유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모잠비크는 1인당 연간 소득이 6백 파운드(1백8만 원)가 되지 않는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실업률이 54퍼센트이며 인구 중 70퍼센트가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유연하게

세계은행은 휴대폰 보급을 모잠비크 경제의 성공을 보여 주는 지표로 지목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시위 참가자들은 휴대폰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시위를 유연하게 조직할 수 있었다.

모잠비크의 문제가 아니다. 2008년 여름과 마찬가지로 식량 불안정이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낳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사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겨우 몇 년 뒤에 두 번째 식량 위기가 발생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식량과 정치적 안정은 명백히 연관돼 있다. 2007~08년 식량 위기로 곳곳에서 소요가 발생했고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에서는 정부가 쫓겨났다.”

당시 위기로 인해 궁핍으로 내몰렸던 1억 명의 처지는 그 뒤로도 나아지지 않았다. 2006년에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의 수는 8억 5천4백만 명이었다. 2009년에 그 수는 역사상 최고인 10억 2백만 명으로 늘었다.

지구온난화의 결과 ─ 예컨대, 러시아 산불 ─ 로 식량 생산이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10년 밀 수확량이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금융 투기꾼들이 식량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라지 파텔은 〈옵서버〉에 기고한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상품 투기꾼들은 여전히 식량을 TV처럼 여긴다. 세계개발운동이 ‘굶주림에 돈을 거는 금융시장’을 비판했지만 상황은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상품 애널리스트 존 버클리는 투기꾼들이 농업 문제로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밀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투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의 고통이 커진다. 그러나 빈국에서 가격 상승은 굶주림을 낳는다. 모잠비크에서 소요가 일어나기 전에 이미 올해 인도, 이집트, 세르비아, 파키스탄 등 많은 나라에서 식량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전 세계인들은 이윤 체제가 생계와 생존을 파괴하는 데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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