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쓴 김정욱 교수는 국내에 환경 전문가가 거의 없던 1970년대에 환경공학을 공부하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들 편에 서서 무분별한 개발에 저항해 온 학자다. 그가 이번에 쓴 책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토건공사의 진실에 대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게 하는” 대국민 보고서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촛불시위를 비롯한 강력한 저항에 부딪혀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포기했다. 그러나 지금 이 사업은 ‘4대강 살리기’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주요 강의 폭을 넓히고 바닥을 파헤쳐서 운하처럼 만들고, 마구 댐을 쌓는다. 관련 보고서에 “운하”라는 말을 버젓이 쓰는 지방정부도 있다. 김정욱 교수는 이 사업을 마친 뒤 갑문과 터미널을 만들어 운하로 만드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는 ‘4대강 살리기’라는 말로 국민을 속인다. 김정욱 교수는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왜 속임수인지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정부는 더러운 강바닥을 걷어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강바닥은 깨끗한 편이다.

정부는 물을 깨끗하게 하려고 댐을 만든다고 하지만, 댐을 만들면 물이 고이고, 고인 물은 썩는 게 당연한 이치다. 최근 시화호가 깨끗해진 것은 세계 최고 기술력 덕분이라는 이명박의 주장과 달리 갑문을 열어 물이 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오히려 정수장이 절반 가까이 놀고 있고, 정부 자신도 이 사업과는 별도로 식수원 확보 계획을 세우고 또 댐을 짓는다.

정부는 홍수를 막겠다는데, 홍수 대비를 마친 본류에서 공사를 벌인다.

일자리가 34만 개 생긴다고 하지만, 실제로 생긴 일자리는 1만 개가 조금 넘으며, 그조차 거의 일용직이다. 오히려 2만 4천 명의 농민들이 이 사업으로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다.

김정욱 교수는 해외의 전례들을 살펴보면서, 자연 환경의 상호 연관성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밀어붙인 운하 사업이 끔찍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럼 이명박은 왜 이런 사업에 엄청난 혈세를 쏟아붓는 것일가? 김정욱 교수는 바로 막대한 건설공사비를 챙길 “건설업자들, 개발사업으로 땅값이 오르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부자들”이 이득을 본다고 지적한다. 이 사업을 밀어붙이는 이명박이야말로 공직자 중에서 가장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았던가!

새만금 간척 사업, 인천 공항, 시화호 담수화 계획 등 그동안 국토를 헤집어 놓은 대형 국책사업의 결과 “정부관료들과 기업들이 이익을” 얻었지만 다수는 더 위험하고 건강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야 했다. 

김정욱 교수는 이 사회의 우선 순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옳게 지적한다. 그는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를 바로 잡아”서 “무기 개발에 쏟는 돈과 노력과 정성을 환경문제 해결에 쏟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첨단 과학으로 각종 무기를 만들지만 “하수관들은 서로 구멍이 맞지 않아 엉뚱한 곳으로 새는” 현실은 지배자들이 비웃던 옛 소련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나는 반대한다》, 김정욱, 느린걸음, 1만 5천 원, 2백32쪽

이 책에서 김정욱 교수는 정부를 환경 문제의 주범으로 꼽는 것 같다. 한국에선 정부가 경제 발전을 주도했기 때문에 이 지적에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과거 한국의 독재 정권들이 그토록 급속히 삶의 터전을 파괴한 것은 한국 기업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승리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 체제에선 기업의 이윤을 위해 환경 파괴를 포함한 성장의 모든 피해와 고통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기업과 정부 모두 이런 일을 자행했다.

그런 점에서 법인세나 소득세를 없애야 한다는 김정욱 교수의 주장과는 달리, 기업에 세금을 더 부과해서 그 돈을 진짜 필요한 곳에 쓰도록 강제해야 한다.

김정욱 교수도 지적한 것처럼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생산’이 바로 되”도록 강제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선 기업주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 책에는 다른 훌륭한 통찰들도 담겨 있다. 그뿐 아니라 자연에 대한 사랑과 40년 동안 환경 연구에 몸 바쳐 온 그의 열정이 묻어나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