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통해 대학과 대학생 수를 줄이려 한다. 교과부는 지난해 12월 31일 부실 대학 여덟 곳을 발표해 2011년까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학교를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9월 초에는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서른 곳을 발표해 사실상 대학 퇴출을 경고했다.  

학생과 교직원 들에게 크나 큰 고통을 줄 대학 퇴출은 중단돼야 한다 

정부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청년실업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높은 대학 진학률이라고도 주장한다. “많은 대학생들이 졸업하니까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다. 눈높이를 낮춰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마음이 없는 이명박 정부는 청년들을 대학에 못 가게 해서 고개를 숙이고 저임금 3D 일자리를 받아들이도록 하려 한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청년들의 눈높이가 아니다. 비대학졸업자 실업률은 대학졸업자보다 훨씬 높다. “2000년 이래 고졸 실업은 대개 8~9퍼센트인데, 대졸 이상은 6~7퍼센트였다. 중졸 실업률은 10퍼센트, 초졸 이하 실업률은 17.5퍼센트였다”(〈경향신문〉).

게다가 비대학졸업자는 대학졸업자에 견줘 임금이 56퍼센트나 낮고 불안정한 저질 일자리를 전전한다.  

일자리를 줄이고 저질 일자리만 강요하는 정부와 기업이 문제인 것이다. 

또 전임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OECD 평균의 두 배 가까이 되는 현실을 볼 때,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는 대학을 퇴출시킬 게 아니라 오히려 정부의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게는 노동계급 자녀 대다수가 대학에 가는 현실이 ‘낭비’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진정한 교육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기업주의 인력 수급 관점에서 대학 교육을 봐서는 안된다. 부실 대학 퇴출 과정에서 겪을 학생·교직원 들의 고통을 봐야 한다. 한국 같은 지독한 학벌사회에서 부실 대학 학생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학생들 삶에 크나 큰 수모와 상처를 준다.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을 교수와 직원 들에게는 또 얼마나 큰 고통이겠는가.  

게다가 정부의 ‘부실 대학’ 퇴출 시도는 몇몇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약한 고리를 공격해 전체 대학에 구조조정 압력을 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대학에 순위를 매겨 후순위에 있는 대학들을 퇴출시키는 논리가 강화되면 같은 대학 내에서도 취업률이 낮은 과나 비인기 학과를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것이다. 

이는 비인기 학과가 자기 대학 순위를 떨어뜨린다는 생각을 강화해 학생들을 이간질시키고 단결을 저해할 수 있다. 높은 실업률, 열악한 교육환경 같은 문제의 진정한 주범이 정부와 기업이 아니라 비인기 학과 학생들인 것처럼 만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사범대 평가 결과에서 주요 사립대의 사범대 중에도 C등급을 받은 경우가 있는데 정부의 구조조정 압력이 부실 대학에만 가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 준다.

따라서 부실 대학 퇴출과 대학 구조조정을 분명하게 반대해야 한다. 

그리고 부실 대학은 국공립대로 전환하거나 그 학생들을 해당 지역의 국공립대로 편입시켜야 한다. 부실 대학의 자산은 전액 몰수해야 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부실 대학 운영진에는 면죄부를 주고 학생·교수·교직원 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설립자가 자산을 처분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것이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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