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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잔인한 이스라엘》 랄프 쇤만, 미세기

이스라엘 문제는 중동 정치의 핵심이다. 이스라엘의 끝없는 야욕과 잔인함은 제국주의 열강의 중동 개입이 낳은 가장 끔찍한 비극이다. 또 이스라엘에 맞선 팔레스타인 민중의 투쟁은 중동에서 일어나는 저항 운동의 상징이 됐다.

영국의 사회주의자 랄프 쇤만이 쓴 《잔인한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면모를 매우 생생하게 폭로한 책이다. 저자는 시오니스트들이 저지른 죄악을 낱낱이 공개한다.

1948년 4월 9일 데이르 야신 마을에 이스라엘 특공대가 투입됐다. 순식간에 이들은 254명을 학살했다. 하가나 사령관 즈비 안코리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나는 생식기를 잘라내는 광경을 목격했고 여자들의 내장이 튀어나온 것을 목격했다. 그것은 노골적인 살인이었다.”

두에이마 마을에서도 학살이 일어났다. 이 학살에 직접 가담한 병사의 증언을 들어보자. “아이들을 죽이기 위해 그들은 몽둥이로 아이들의 머리를 부쉈다. … 어떤 병사는 자신이 한 아랍 여성을 총살하기 직전에 그녀를 강간했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다녔다. 또 다른 한 아랍 여성은 갓난아기와 함께 이틀 동안 학살 현장을 청소해야만 했고 청소가 끝나자 그녀와 갓난아기도 살해되었다.”

이런 끔찍한 인종청소를 거쳐 이스라엘 국가가 탄생했다.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인들이 수천 년간 살던 땅에서 쫓겨나 난민이 됐다.

또 이 책은 시오니즘과 파시즘의 결탁을 폭로한다. 시오니스트들은 반나치 투쟁에 동참한 것이 아니라 나치를 지지하는 활동을 펼쳤다.

1933년 6월 21일 독일 시오니즘 연합은 나치에게 지지 각서를 전달했다. 그 해 열린 세계 시오니즘 기구(IZO) 회의에서 반(反)히틀러 활동 결의안은 240대 43으로 부결됐다.

심지어 시오니스트들은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동조했다. 1933년부터 1935년 사이에 세계 시오니즘 기구는 이민을 신청한 독일 유태인 중 3분의 2에게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1944년 7월 바이스만델이라는 한 유태인은 시오니스트들에게 아우슈비츠로 유태인들을 실어나르는 철로를 폭파하자고 제안했다. 시오니스트들은 그의 제안을 무시했다. 그는 이렇게 울부짖었다. “왜 당신들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겁니까? 이런 끔찍한 무관심을 누가 책임질 겁니까?”

시오니즘과 파시즘은 인종 차별주의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 시오니스트들에겐 이스라엘이 아닌 유럽에 살고 있는 유태인들은 경멸의 대상이었고 이들을 제거하는 것은 ‘순수 유태인들을 구별할 수 있는 계기’였다.

이스라엘 국가는 체계적이고 야만적인 고문으로 악명 높다. 이 책은 이스라엘이 얼마나 끔찍한 고문을 자행하는지를 매우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 폭로한다. 저자가 열거하는 사례들은 너무나 끔찍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저자의 말처럼, “이스라엘을 민주주의와 인도주의로 치장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 이 책에서 제시된 증언은 민주주의와 인도주의라는 가면을 벗기기에 충분하다.”

저자는 폭로에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에 맞선 혁명 전략까지 내놓는다.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들의 정치적 타락과 무능력에 대한 반감, 그리고 아랍 국가들 내부의 종족 분열 등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패권을 강화하려 한다.

저자는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아랍 국가들의 지배 계급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일 팔레스타인과 아랍 민중들이 정복을 위한 이런 계획에 저항하고자 한다면 그들은 민중의 열망을 팔아먹는 부패한 정권들을 타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중동 지역에서 혁명을 통해 민주적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자는 제안도 덧붙인다. “팔레스타인의 혁명 지도부는 이스라엘 국가를 해체시키기 위해 투쟁해야 하며 팔레스타인 민중과 그들의 유태인 동맹자들[유태인 노동계급]을 움직일 수 있는 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 팔레스타인 민중이 파업과 시위에 참여하게 되면 이는 곧 유태인 노동자 계급에도 파급효과를 갖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제2차 인티파다 3주년을 눈앞에 두고 9·27 국제반전공동행동을 건설하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한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