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가 9월 3일 이명박에게 군가산점제 재도입을 건의했다. 군가산점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위헌 판결을 받고 폐지된 정책이다. 

정부는 ‘병역을 기피하는 풍조를 바꾸려면 군가산점제로 군필자를 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대통령부터 주요 장관들, 당 대표까지 병역 면제자로 채워져 ‘당·정·청 병역면제 정권’이라는 말을 듣는 정부가 병역 기피 운운할 자격은 없다. 최근에는 국무총리 후보자 김황식의 병역기피 증거들도 제시되고 있다. 

한미 전쟁 동맹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더욱 심해지는 가운데, 젊은 청년들 46명이 하루 아침에 목숨을 잃은 천안함 사건을 보자면, 한국의 평범한 남성들이 군 입대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꼼짝없이 2년을 ‘썩어’야 하는 것에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군가산점제는 진정한 보상책이 아니다. 군가산점제는 여성을 속죄양 삼는 방식으로 여성과 남성을 이간질해 정부의 책임을 은폐할 뿐이다. 군가산점은 전체 제대군인을 위한 혜택인 것 같은 착시현상을 주지만 실제 이 제도에 혜택을 받는 대상은 공무원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는 사람들로 전체 제대군인의 2~5퍼센트 정도밖에 안 된다. 

정부는 여성 차별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병역법 개정안은 가산점 비율을 3~5퍼센트에서 2.5퍼센트로 낮추고, 가산점 합격자 상한선도 20퍼센트로 제한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눈속임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공무원 시험은 아주 근소한 점수차가 당락을 결정한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 딸 특채 사건 이후에도 줄줄이 밝혀진 권력자들의 ‘세습’ 풍토를 보면, 군가산점제 재도입 시도는 이미 노동 시장에서 체계적 차별을 받는 여성을 속죄양 삼는 비열한 짓이다.

따라서 여성 등 군 미복무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이 아니라 군복무한 모든 남성들에게 충분한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옳다. 

정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에게 대체복무제를 허용하고, 군대 내 열악한 인권 문제와 근무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더 나아가 억압적인 징병제를 폐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