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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도 중앙대처럼 구조조정하려 하는가?

지난주 고려대학교는 한 경영컨설턴트 업체에 ‘경영 진단’을 의뢰하는 계약을 맺었다. 고려대학교는 이 계약에 자그마치 8억 6천6백만 원이나 지불하기로 했다. 2천만 원 넘는 계약은 공개입찰을 해야 하는데도, 학교는 바로 수의계약을 맺었다. 바로 그 업체가 두산 재벌이 중앙대 구조조정을 위해 컨설팅을 했던 업체다.

이 업체가 중앙대 구조조정을 컨설팅한 내용을 보면, 이번 ‘경영 진단’이 무엇을 노리는지 짐작할 수 있다.

컨설팅 후 중앙대는 ‘경쟁력 없는’ 학과·학부를 통폐합하고, ‘성과’에 따라 정원을 줄이려 했다. “경영대 특성화 대학”, “문과대 폐지”와 같은 안까지 나왔다. 기업 입맛에 맞는 학문과 연구에 투자하고, 순수학문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은 뒷전으로 밀리게 됐다. 학생 간 경쟁 강화, 교수 간 실적 경쟁 강화 때문에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고려대학교 교직원노조는 이번 경영 진단이 해고와 비정규직을 늘리고 노동 조건을 악화시킬 것이라 보고 있다. 강사 수백 명을 해고해 해고율이 전국 4위인데다 교직원들을 비정규직화하고 인원을 감축해, 이미 인원이 부족한 상황인지라 구조조정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것은 학생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이미 학생들은 전임교원이 부족하고 대형강의는 지나치게 많아 질 낮은 수업에 고통받고 있다.

고려대학교 재단은 이 ‘경영 진단’을 이용해 올해 말 선출되는 신임 총장에게 대학 구조조정 압력을 넣을 것이다.

이미 고려대학교에는 등록금 인하, 생계형장학금 확대, 고용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임교원 확충, 수업의 질과 시설 개선 등 학생과 노동자를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재단과 학교 당국은 대학 ‘경영 진단’ 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거기에 투자할 돈을 학생과 교직원 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