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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미국에 실망한 유권자들

 [편집자 주] 11월 2일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했다. 일부 주류 언론들은 오바마의 ‘좌파’ 정책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말한다. 그러나 찰리 킴버는 오바마가 그런 정책을 펴지 않은 것이 민주당 실패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8년에 희망의 물결을 타고서 당선했다. 흑인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자리에 오른 것, 그것도 인종차별주의가 매우 심한 나라에서 그런 일을 해낸 것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것은 당연했다.

많은 사람은 오바마가 빈민, 여성,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펴기를 바랐다. 반면에, 오바마는 선거 운동 기간 재계에 대폭 양보해서 민주당 주류의 재정 지원과 지지를 얻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에게 투표한 많은 사람은 일단 오바마가 당선하면 그가 자신의 대중적 기반을 바탕으로 월스트리트, 부자들, 기성 정치권 실세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사람들의 바람은 꺾였다. 오바마가 당선했을 때, 흑인 실업률(가장 좁은 의미에서)은 11퍼센트였다. 지금 흑인 실업률은 16퍼센트다.

전체 노동자의 불완전고용률(어쩔 수 없이 시간제 일자리로 내몰린 노동자 포함)은 18퍼센트 이상으로, 오바마 취임 당시와 똑같다.

한 경제학자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바마 재임기에 늘어난 일자리는 대부분 정년이 된 사람들이 계속 일하거나 재취업해서 생긴 것들이다. 16~19세 젊은이들의 실업률은 26퍼센트다. 흑인 청년들의 실업률은 놀랍게도 49퍼센트다.”

〈소셜리스트 워커〉가 인쇄에 들어갔을 때 미국 유권자들은 한창 투표 중이었다. 오바마와 민주당이 큰 패배를 할 것으로 보이자 악랄한 우익 언론들은 환호하고 있다.

결정적

오바마 대통령 당선에서 청년과 흑인이 결정적 구실을 했다. 지금 이들이 대선 때와 달리 투표소에 가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헤아리기는 어렵지 않다.

오바마의 유일한 희망은 부자의 세금을 줄이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불벼락을 내리는 공화당 정책이 너무나 혐오스러워 대중이 민주당의 무능을 잊고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이다.

9월 20일에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흑인 여성 벨마 하트는 2008년에 자신이 표를 던졌던 사람[오바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어머니이자 주부입니다. 또 재향군인이고 당신과 같은 중간계급 미국인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당신, 당신이 이끄는 정부, 그리고 제가 표를 던진 이유인 당신이 말한 변화를 옹호하는 데 지쳤습니다. 저는 현재 미국의 상황에 크게 실망했습니다.

“대통령 각하, 솔직히 말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파이낸셜 타임스〉의 애널리스트 클라이브 크룩은 오바마가 당면한 문제들을 “유토피아를 꿈꾸는 투덜이 좌파”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오바마가 실패한 것은 그가 너무 멀리 가서가 아니라 충분히 멀리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의 40퍼센트가 오바마의 건강보험 개혁이 충분치 않다고 답했다. 너무 과했다고 생각한 사람은 겨우 20퍼센트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불만을 품은 이유는 경제만이 아니다. 오바마는 이라크에서 미군 전투 병력을 철수하겠다는 공약을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5만 명은 여전히 ‘고문관’, ‘교관’으로 이라크에 남아 있다.

또,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에 5만 병력을 증파해 그곳에 주둔 중인 미군은 1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오바마는 유권자 가운데 18퍼센트만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이 향후 6개월 내에 개선되리라 믿는다는 여론 조사를 무시하고 장군들의 요구를 들어 줬다.

오늘날 미국 상황이 이렇게 될 필연적 이유는 없었다.

사회주의 저술가인 타리크 알리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바마 선거 운동 때 많은 미국 활동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당신들은 오바마 선거 운동을 하고 있고, 그가 당선하기를 바라는군요. 좋습니다. 훌륭해요. 오바마가 여러분의 소망들을 이행하길 바랍니다. 그러나 당신들이 오바마를 뽑아 놓고 가만있으면 오바마는 여러분의 소망들을 실행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취임식날 큰 규모로 반전 집회를 열자고, 그것이 새 정부를 집무 첫날부터 압박할 거라고 주장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런 압력이 없다면, 정치가들은 아무것도 하려 들지 않을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그 교훈을 몸소 겪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핵심 과제는 일자리를 지키고, 빈곤과 인종차별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투쟁을 건설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