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생행진(이하 행진)은 G20 반대 투쟁의 핵심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이라 규정했다. 

행진은 “지금의 경제 체제는 자본들의 축적방식이 금융적으로 변모된 이른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시대”이기 때문에 ‘금융 통제’ 요구가 “수많은 민중들의 노동권을 지키는 데에도 필수적”이라 주장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투기적 금융자본이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행진이 주장하는 금융 통제 요구들은 지지할 만하다. 금융거래세 도입 같은 것은 국제 반자본주의 운동의 중요한 요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한다든가, 축적방식이 바뀌었다는 행진의 주장은 동의하기 힘들다.

금융 자체는 가치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금융의 이윤은 생산 부문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융화는 새로운 축적체제가 아니라 1970년대 이후 이윤율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자본가들의 대처였다. 

또, 이런 주장은 우선 세계 10대 기업 가운데 금융자본이 고작 2개뿐이라는 사실을 설명할 수 없다. 더욱이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은 잘 구분되지도 않는다. 많은 산업자본이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금융 투기에 나서고 있다. 

이것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의 행태를 좇는 것이지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가 아니다. 따라서 모든 자본이 문제지 자본의 일분파(금융자본)만 문제 삼는 건 개혁주의적 해결책으로 미끌어질 수 있다. 

실제, 행진은 ‘금융세계화’라는 관점 때문에 은행의 대형화·겸업화 금지, 금융거래세 도입, 공적자금의 민주적 통제,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 방지 등 ‘금융 통제’ 방안만을 불비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 요구들은 그 자체로 지지할 만한 것들이지만, 경제 위기 원인을 자본주의 자체가 아니라 주로 금융에서 찾는다면 개혁주의적 대안으로 나아갈 위험성이 있다. “금융자본의 무분별한 투기” 같은 “불안정성의 핵심요인을 통제하고, 보다 안정적인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행진의 주장은 그런 점을 보여 준다. 

공동전선

물론, 행진도 “금융통제 자체만으로 궁극적인 자본주의 위기의 원인을 제거하고 해결할 수는 없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위기의 원인을 제거하고 해결할” 방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행진은 좌파의 비판에 때로 엉뚱한 왜곡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예컨대 행진은 ‘다함께’가 “이라크 전쟁을 미국과 유럽의 대리전으로 분석”(2010 대안세계화학생포럼 자료집)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전부터 이 전쟁을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공이라 규정하고 반전운동 건설에 앞장 섰던 ‘다함께’에 대한 황당한 곡해가 아닐 수 없다. 

한편, 행진이 주도해 만든 ‘G20반대 대학생운동본부’는 G20에 반대하는 광범한 공동전선이라기보다 자신들 고유의 강령을 선전하는 수단에 가깝다. G20을 앞두고 광범하게 단결해 대중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는 매우 아쉬운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 학생분회가 이에 반발한 것은 이해할 만하다. 

또, 이들이 행진의 금융 통제 주장에 대해 “결국 자본주의를 건강하게 만들자는 케인스주의적 대안을 넘어서는 것이 나올 수 없다”고 비판한 것도 일리 있다. 

다만 행진의 ‘금융 통제’ 요구가 “자본가들의 금융 규제와 과연 차이점이 있”느냐며 “G20 국가들이 줄기차게 주장하는 금융안전망 강화에 힘을 실어줄 뿐”이라고까지 비판한 것은 너무 나아갔다.

이런 식의 초좌파적 주장은 개혁주의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 못 된다. 그보다는 공동전선적 관점에서 함께 운동을 건설하면서 그 속에서 사회주의 정치를 효과적으로 주장하고 그 올바름을 대중적으로 입증받는 것이 더 지혜로운 대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