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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지도부 선거에 범좌파 후보가 출마하다

전교조 지도부 선거가 시작됐다. 범좌파와 온건 개혁파가 경합하는 이번 선거에선 ‘투쟁을 강화할 것인가, 진보교육감·민주당 등과의 사회적 협의를 강화할 것인가’ 등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범좌파 진영은 진영효 위원장 후보를 비롯해 전국의 11개 지부 선거에 출마했다.

진영효 전교조 위원장 후보(기호 1번) 인터뷰

“아래로부터 불만을 모아 투쟁하겠습니다”

ⓒ사진 임수현

[전교조의 위기가] 권력의 탄압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문제는 싸워야겠다는 의지보다 겁을 먹고 포기하고 좌절하는 분위기가 더 세다는 겁니다.

왜 그런가? 문제가 잘못되고 있는데, 지도부가 전국적 싸움을 벌이지 못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분노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도부가 [개정 교육과정,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 일반 조합원들이 당하는 문제에 눈 감고 그 아픔을 공유하고 함께 싸워 주지 않는데, 누가 나서겠습니까.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명박 정부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저들의 탄압은 말도 안되죠. 교사의 정치적 자유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뭘 갖고 싸우느냐입니다. 일제고사, 입시경쟁, 학벌주의는 교육 문제의 본질 아닙니까.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걸 갖고 싸울 때 전교조는 정말 많은 국민들에게 지지받고 박수받을 수 있어요.

실현 가능

입시폐지, 대학 평준화하자니까 너무 원칙론적이고, 그게 실현 가능하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볼까요?

2007년에 정동영의 교육 공약이 입시폐지 대학평준화였어요. 그게 표를 받을 수 있으니까 내걸지 않았겠어요? 우리가 정동영에게 그 요구가 너무 원칙론적이라고 비판할 겁니까?

무상급식이나 혁신학교도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에요. 무상급식 운동 10년간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당장의 조그만 성과에 만족하면 사업하기 편하죠. 그러나 적어도 전교조는 교육문제에 관한 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잡아나가야 합니다.

일을 하면 할수록, 공부를 하면 할수록 고통스럽고 불행한, 노동으로부터의 소외, 교육으로부터의 소외가 교사와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정부는 교육에 투자하지 않고 경쟁만 시키고 있습니다. 인간을 국가 권력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전교조가 정치 활동을 하고 싶어서 합니까. 문제의 원인을 따져가다 보니까 그게 정치적 권력의 변화와 맞물리지 않을 수 없어 불가피한 겁니다. 안 그러면 교육도 바꿀 수 없으니까요.

전교조는 전국 조직입니다. 지도부가 진정 대중에게 제시해야 할 것은 전국적 전망이에요. 그것이야말로 정치적인 것입니다.

자기 전망 없이 [민주당과 협력하는] 민주대연합으로 이것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공조도 자기 것이 있고 난 뒤에야 가능한 것 아닙니까.

교사들이 다시 모여야 하고, 아래로부터 불만과 요구가 모여야 해요. 대중운동이 뒷받침되고 그 힘으로 [진보]교육감을 견제하지 않는 한, 보수 교육관료들 속에서 [진보]교육감은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진보]교육감과 연대하고 협력해야 하지만, 동시에 [진보]교육감이 흔들릴 때 비판하고 견제해야죠.

대학 서열화의 시스템을 바꾸고, 학벌이라는 신분제도에 맞서야 합니다.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 함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을 때 대중이 움직일 것입니다.”

인터뷰·정리 박설

이영주 전교조 서울지부장 후보(기호 1번) 인터뷰

“투쟁 없이는 공교육을 못 지킵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인간적인 삶을 살 권리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생들과 미래를 꿈꾸고 마주보고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학교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합니다. 민주적이어야 하고 룰이 통하는 곳이 학교여야 하는데, 학교 안에서도 차별이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최소한 공공기관에는 비정규직이 없어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부의 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교조가 연대해야 하고요.

곽노현 교육감도 진보세력을 대변하는 교육감이 돼야 하죠.

[일부에선] 네이스 반대 투쟁과 교원평가 반대 투쟁이 노무현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고 비판합니다. 이런 일을 진보교육감에게 반복해선 안 된다는 것이죠.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비판받아 마땅했습니다.

노무현의 가장 큰 실책은 자신의 지지 기반을 잃어버린 것, 나를 지지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 잊어버린 것입니다. 곽노현 교육감은 노무현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합니다.

공격

교육 서열화, 학생 서열화, 학교 서열화, 일제고사, 교원평가 같은 정부의 교육시장화 정책에 맞서 투쟁을 벌여야만 합니다. 4대강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처럼, 공교육을 지키기 위해 전교조도 투쟁해야 합니다.

교육은 미래를 꿈꾸는 것이고, 전교조는 미래를 만듭니다. 이것은 정부, 자본가, 조중동 들에게는 두려운 일일 겁니다. 이것이 전교조에 공격을 퍼붓는 이유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전교조 안에서 가장 많이 나온 얘기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전교조가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투쟁 방법을 바꾸자는 말이었죠.

그런데 역설적으로 시국선언, 일제고사 반대 투쟁 등 전교조가 투쟁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전교조를 지지해 줬습니다. 전교조는 노동자들이 원하는 교육, 노동자들이 지지하는 투쟁을 할 때 [더 넓은 층의] 노동자들에게 지지 받는 조직이 될 것입니다.

2007년에 본부 [집행부]는 일제고사 반대 투쟁을 사업으로 삼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논쟁 끝에 대의원대회에서 사업으로 채택했지만, 투쟁을 진지하게 조직하지 않았죠.

그러나 전교조 서울지부는 몇개 지부들과 힘을 합쳐 일제고사 반대투쟁을 벌였습니다. 결국 교육과 시험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교원평가 폐지 투쟁도 10년이 다 돼 갑니다. 처음엔 교사들의 권익만 위해 싸우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아 교원평가를 반대하는 교사들이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많은 단체들이 교원평가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전교조 본부가 강력한 투쟁을 벌이면 교원평가를 완전히 폐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더 강력한 투쟁을 벌일 수 있는 위원장이 당선해야 하는 것이죠.”

인터뷰·정리 김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