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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뭉치니까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울산 현대차 1공장에서 점거파업 중인 이용진 조합원은 투쟁이 자신을 크게 바꿔 놓았다고 말한다.

현대차에서 일한 지는 6년이 넘었어요. 처음엔 그냥 같은 일 하니까 똑같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시 하청, 하청 정규직, 원청 정규직 등 많이 나눠지더라고요.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입사했어요. 그러다 몇 번 잘렸는데, 퇴직금 주기 싫어서 11개월 하다가 자르고 그래요. 그래도 계속 일을 하니까 나름 운이 좋아서 저는 비정규직이 됐어요.

처음에 저를 소개해 주신 분이 1년만 일하면 정규직 될 수 있다고 했어요. 저도 ‘1년만 정말 열심히 일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해 봤더니 똑같아요. 변한 게 없죠.

‘정규직화’ 열망으로 뜨거운 울산 1공장 점거 농성장

6개월마다 계약서 쓰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처지예요. 그래도 6년을 여기서 살았는데, 당장 하루아침에 잘리면 어떡하나 싶죠. 젊을 때라면 기술이라도 배울 수 있지만 나이 들어서 길거리로 나앉으면 ….

노조에는 2005년에 가입했어요. 가입하니까 사측이 저를 소개해 준 사람을 괴롭히더라고요. 빨리 탈퇴시키라고. 그분이 저한테 와서 ‘좀 살려 달라’고 하더라고요. 결국 3년 후에 탈퇴했다가 이번에 다시 가입했어요.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정말 돈이 곧 권력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힘없는 사람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도 이렇게 점거하고 투쟁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립돼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2005년에도 그렇고. 그런데 지금은 정규직 형님들이 연대해 주시니까 희망이 보여요. 그리고 여기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생각도 들고.

여기 와서 전태일 열사도 알게 됐어요. 전태일 열사 때문에 우리 나라 노동운동에 큰 변화가 있었잖아요. 그것처럼 우리 투쟁도 조그맣게 시작했지만, 잘 돼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규직 조합원들이 더 연대하면 문제가 금방 해결되겠죠. 정규직 동지들의 동생, 아들, 조카도 어차피 비정규직으로 들어올 텐데, 그런 것 생각하셔서 연대에 좀더 나섰으면 좋겠습니다.

허구한 날 관리자들이 시키는 것만 따랐지, 우리가 이렇게 뭉쳐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지금은 우리 목소리를 그나마 조금은 낼 수 있으니까 이미 큰 성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쌍용차, KEC, 기륭전자와 같은 노동자 투쟁에 그전에는 ‘나 몰라라’ 했죠. 그런 것을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도 안 했고요.

이렇게 투쟁하면서 정규직이 되면 그런 노동자들 외면하지 않을 거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어요. 반드시 승리해서 이 다짐을 꼭 실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