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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북방한계선(NLL)이 문제가 되고 있는가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연평도 공격 이후 “영해를 0.001미리미터라도 침범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 타격을 계속 가할 것”이라 경고했다. 또 “조선서해에는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무고한 사람을 공격한 용납할 수 없는 행위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는 데는 배경이 있다.

애초 NLL은 남한의 영해를 표시하는 선이 아니다. 남북관계를 통찰해 온 리영희 교수는 다음과 같이 근거를 제시한다.

1) 남북한 사이에 영토와 군사분계선에 대한 협정은 단 두 개인데 1953년의 정전협정과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다.

2) 두 문서에서는 오로지 “쌍방이” 인정한 영토와 군사분계선만 인정하고 있다.

3) 정전협정상 서해상의 군사분계선은 아래 지도의 A, B를 잇는 선뿐이다. 추가로 다섯개 도를 “유엔총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남겨둔다”고 명시했다.

4) 그러나 정전협정에 첨부된 주석에서 이 군사분계선을 연장하거나 다섯개 도를 연결해서 새로운 선이나 구역을 만들 수 없다고 명시했다.

정전협정 제2조 제13항 (b)에서 규정된 서해5도

5) 따라서 “북한이 1977년에 선포한 50마일 ‘군사경계수역’이나 남한이 주장하는 이른바 ‘서해 군사북방한계선’도 다같이 일방적 선언·주장일 뿐이다.”

6) 남한 측이 북방한계선의 기원으로 설명하는 ‘클라크 라인’은 전쟁 중에 미국이 북한과 중국 해상을 봉쇄하기 위해 설정한 선인데 유엔의 승인을 받지 못해 클라크 유엔(미국)총사령관의 이름으로 1953년 8월 27일에 철폐했다.

7) 남한 정부의 주장과 달리 북한은 ‘묵시적으로’ 북방한계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국방부가 밝힌 북한 주요 도발일지를 보면 북한은 1956년 이래 매년 정기적으로 수없이 많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했다.

리영희 교수는 미국 정부의 비밀 외교문서들을 공개하며 북방한계선이 사실은 미국이 이승만의 북진통일(전쟁) 추진을 막기 위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폭로한다.

한국전쟁 종전과 미군 철군을 공약으로 당선한 아이젠하워는 이승만에게 보낸 친서에서 “귀하가 독단으로 군사적 공격행위를 결심한다면 나는 귀하에게 … 영원히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본인의 확신을 전달한다”고 협박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북방’ 한계선이라는 명칭 자체가 이상하다. 그것은 남쪽 군사력의 행동범위의 북쪽 한계를 뜻한다. 만약 북한 해군의 남방향 행동권의 한계선이라면 ‘북방’ 한계선이 아니라 북한 해군에 대한 ‘남방’ 한계선이라고 이름했어야 할 것이다.”

남한 정부는 단지 유엔사령부(미국)의 묵인 하에 지난 몇십년 동안 NLL 인근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해 왔을 뿐이다. 따라서 북한의 무력 공격뿐 아니라 남한의 군사 훈련도 중단돼야 한다. 남·북한 정부는 서해를 화약고로 만드는 일체의 행위를 멈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