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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화물연대 노동자의 편지:
노동자를 “제 발 아래 있는” 사람 취급하는 사장들

‘최철원 야구 방망이 폭행사건’을 접하고 동료들은 매우 분개했습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정말 힘든 조건에서 일합니다. 보통 화물차에 번호를 부여해 주는 회사의 사장 이름으로 화물 노동자의 차가 분류·관리됩니다. 그러다 보니 그 회사의 채권·채무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할부 넣고 내가 돈을 낸 내 차가 압류됩니다. 왜 법이 이 따위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화물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며 자결한 화물연대 박종태 열사

엊그제 뉴스를 보니까 2011년에 휴일이 많아서 좋아하는 직장인들의 인터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런 얘기는 딴 세상 얘기입니다. 우리는 휴일 개념이 없습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정해진 월급이 없고 운송건수당 돈을 받으니까 ‘박리다매’식으로 일할 수밖에 없어요. 게다가 기름값, 도로비, 차량 관련 세금까지 우리 돈으로 냅니다.

운송업체들은 운송료를 터무니없이 낮춰 놓고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물량을 주지 않는 횡포를 부립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에는 하루 10시간 일하고 한 달 생활비를 겨우 맞췄다면, 요즘에는 물가는 올랐는데 돈 버는 건 똑같아서 노동시간이 턱없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에 20시간까지 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화물 트럭을 운전하는 사람들이 졸음 운전 하다가 교통사고로 죽는 큰 사고가 많이 납니다.

이렇게 노동조건이 열악한데도 운송업체들은 노동자들을 그저 소모품으로 생각할 뿐, 대화와 타협의 상대로 절대 생각을 안 합니다. 운송업체들 중에서는 이번에 폭행 사건을 일으킨 앰엔앰 같은 대기업 계열사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화물 노동자 알기를 우습게 압니다. 화물차 끌고 다니면 다 제 발 아래 있는 사람으로 생각을 합니다. 반말 하기 일쑤고, 인격 모독적인 발언을 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최철원이 화물연대를 탈퇴하지 않았다고 유홍준 동지를 폭행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동조합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노동조합이 발전해야 사회가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들이 나서서 불만을 제기하고 실력 행사도 해야만 자본가들이 바뀝니다.

화물 노동자들은 모두 가슴에 한이 있어서 한 번 파업에 나서면 크게 싸웁니다. 우리는 늘 싸울 기회를 벼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