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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생 운동:
학생들의 삭감 반대 투쟁이 정부를 강타하다

영국 의회가 12월 9일에 1년 등록금을 최대 9천 파운드(약 1천6백만 원)까지 인상하는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이날은 결정적인 저항의 날이 될 것이다. 학생운동의 규모와 전투성은 이미 지난 석 주 동안 증대해 왔다. 노동자와 학생 들이 단결한다면 이 운동은 보수당-자유민주당의 삭감 동맹 정부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릴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기자 샨 러딕이 12월 1일 정부의 교육 삭감에 항의해 수업을 거부하고 시위에 나선 학생들의 투쟁을 취재했다.

지난주 수요일[12월 1일] 중고등학교·칼리지·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의 학생 시위였다.

특히 중고등학교나 직업 교육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대규모로 참가한 것이 이례적이었다.

이 시위들은 교육보조수당 — 16~19세의 빈곤층 출신 60만 명이 현재 이 혜택을 받고 있다 — 을 폐지하고 1년 등록금을 최대 9천 파운드까지 대폭 인상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대했다.

12월 9일 대규모 학생시위 “폐품” 취급 당하던 학생들이 투쟁에 나서면서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드러내는 분노의 정도나 시위 규모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있음을 보여 준다.

11월 10일 런던에서 있었던 보수당사 점거 사건 후 경찰·언론·정부는 학생들을 협박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지배 엘리트의 공격과 배신에 대한 학생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재밀 키팅은 맨체스터에 있는 제비리언 가톨릭 식스폼 칼리지[식스폼 칼리지는 대입 준비반이다] 학생이다. 그는 4백 명이 참가한 동맹 휴업을 주도했다. 그는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말했다. “부자들은 요리조리 부담을 피해가는 것 같아요. 가난한 사람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어요.”

“싸우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어요. 사회주의자가 되면서 될수록 많은 사람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어요. 이기려면 학생과 노동자 들이 연대해야 해요. 학생들이 정부에게 힘을 보여 줄 때입니다.”

경험

앨리셔는 런던에 있는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직업 교육 학교에 다닌다. 그녀는 대입 준비 과정 수업을 거부하고 집회에 참가했다. 그녀는 “시험을 치르고 학교를 졸업하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요?” 하고 물었다. “일자리가 없어요. 특히 나처럼 경험 없는 젊은 애는 어림도 없다고요. 내 언니는 일자리를 못 구하고 있어요. 학교 성적도 정말 좋은데 말이에요. 엄마한테 손 벌리지 않고 일해서 살고 싶다고요.”

폐품 취급을 당하는 이 세대의 정서를 시위들에서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베리 칼리지의 사미르 힌크스는 이 정서를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입니다. 자유민주당은 거짓말을 했습니다. 11월 10일 첫 시위의 불꽃이 지금 훨훨 타오르는 불길이 되고 있습니다.

“다들 체제가 너무 불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양극화돼 있어요. 부자들이 쉽사리 얻는 것을 우리는 필사적으로 싸워야 얻을 수 있어요.

“교육 예산 삭감이 다가 아닙니다. 미래가 없는 청년 노동계급과 관련된 문제기도 합니다.

“자본주의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하고 있는 짓입니다. 자본주의는 극빈층에게서조차 이윤을 뽑아내고 지구를 파괴합니다. 나는 삭감 저지만이 아니라 이 체제를 분쇄하고 싶어 사회주의자가 됐습니다.”

많은 중고등학교의 동맹 휴업은 페이스북과 말로 조직됐다.

아니는 1천1백 명이 동맹 휴업한 치스윅 커뮤니티 스쿨(런던 서부)의 학생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소수만 모일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수백 명이 되고 결국 1천 명이 모였다.”

다른 학교들에서는 학생들이 가장 효과적인 저항 방식을 토론하며 집단적으로 조직했다.

재밀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한 주 전부터 동맹 휴업을 조직하기 시작했어요.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고 리플릿을 제작하고 포스터를 붙였죠.

“사람들은 교육보조수당이 없어지면 수업을 못 듣게 된다며 걱정했죠. 등록금 때문에 나중에 수천 파운드의 빚더미에 앉게 될 거라고 주장하면서 사람들을 설득했어요.

본머스에 있는 아트 유니버시티 칼리지에 다니는 조지 대럴은 학생들이 동맹 휴업으로 얻게 된 자신감을 이렇게 묘사했다.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집결 장소에 갔더니 이미 인근 지역 학생들이 와 있었어요.

“우리는 반대편 입구로 들어왔어요. 두 대열이 서로 알아보고는 바로 합류했지요. 서로 끌어안고 환호성을 지르다 이내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어요. 어찌나 자신감이 생기던지.”

학생들이 동맹 휴업을 주저하거나 교사들에게 제지당한 일부 학교들에서도 분노와 자신감이 폭발했다.

콜튼고등학교 11학년 쇼나는 “우리 학교는 농성을 허용하지 않으려 했어요” 하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 하라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는 어림도 없다고 생각해 우리는 동맹 휴업을 조직했어요.”

강경하게

일부 지역들에서는 경찰이 강경하게 나왔지만 시위대를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학생들로 하여금 각오를 다지게 했다. 조지는 “우리가 본머스 시청으로 가려고 하자 경찰이 장벽을 세워 우리를 막았어요” 하고 말했다.

“이 때문에 혼란이 생길 수도 있었지만 학생들은 장벽을 밀어내고 앞으로 나갔어요.

“우리가 도로를 봉쇄하고 있는 모습을 남들이 보기를 바랐어요. 사람들은 ‘시내로, 시내로’ 하고 외쳤어요. 가는 도중에 도로를 점거하고 연좌 농성을 했어요. 6백 명이나 됐어요. 정말이지 하나가 됐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아니는 경찰이 런던에서 벌어진 충돌을 학생들 탓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리가 폭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봉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요. 그러나 사실이 아니에요. 내가 거기 있었거든요.”

저항은 삭감과 체제의 불의에 대항하는 전투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하는 심대한 물음을 제기했다. 전에는 정치 활동에 참여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승리의 비결에 관해 가장 급진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조슈아는 리즈에 있는 내크로 트레이닝 센터에 다닌다. 그는 보수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내가 다니는 칼리지에 와서 우리 생활이 어떤지 보라구. 그러면 이해할 수 있으려나.

“정부를 보고 있으면 투표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지지를 구하려고 거짓말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투표해서 뭐해요?”

재밀은 이렇게 말했다. “시위 다음 날 칼리지에 갔을 때 모두들 동맹 휴업과 그 다음에 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내게 ‘시위는 파업처럼 해야 해. 하루로는 못 이겨. 더 많이 시위를 해야 해’ 하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삭감 반대 투쟁을 조직할 거예요. 우리는 조직돼 있어야 하고 정부의 의도와 그것을 저지할 방법을 알려야 해요.”

또, 몇몇 학생들은 노동자와 공격받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의 중요성을 말했다.

사미르는 이렇게 말했다. “동맹 휴업 덕분에 삭감 문제 전체가 주목을 모았어요. 우리가 시청으로 갔을 때, 그곳 공무원 노동자들도 크리스마스 동안 사흘치 급여를 받지 못할 예정이었어요. 이분들은 정말 도움이 됐고 학생과 노동자의 연대를 굳건하게 하는 데 기여했어요.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행동, 저항, 동맹 휴업이 투쟁 방법입니다. 우리가 배우고 우리 마음에 새겨진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조슈아는 “다음번에 더 많이 모이면 우리는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은 힘이 모자라지만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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