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당시 정규직노조가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정규직 노동자 71.9퍼센트(투표자 대비)가 연대 파업에 반대표를 던졌다. 어금니를 깨물며 농성장을 나왔던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물론, 승리를 염원한 모든 이들의 심정이 씁쓸했을 소식이다. 

물론 이런 투표 결과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은 현대차 정규직 노조 이경훈 집행부이다. 이경훈 집행부는 금속노조 대의원대회 결과에 따라 파업을 실행하길 거부하고 굳이 투표를 강행했다. 더구나 파업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거듭 드러내다가 투표 공지 후 하루 만에 가결 선동도 없이 찬반 투표를 강행한 것은  부결을 유도한 것이다.  

그럼에도 상당수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반대표를 던진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연대 파업에 찬성해야 했다. 투쟁 때마다 ‘귀족 노동자’니, ‘배부른 자들의 밥그릇 싸움’이니 하는 악의적 공격에 시달린 그들이 아니던가.

반대표를 던진 노동자 일부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면 자신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1998년의 대량해고 기억을 떠올리고는 보수적 태도를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정규직 때문에 정규직 일자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측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늘리며 정규직 고용 불안을 확대해 왔다. 

한편, 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재 나타내는 모순된 의식 때문에 그들의 잠재력까지 보지 못해서는 안 된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큰 힘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의 연대를 그토록 갈망했다.

더구나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번에도 사측의 탄압과 폭력에 굴하지 않고 헌신적으로 비정규직 파업에 연대한 일부 정규직 활동가들이 이런 가능성을 보여 줬다. 찬반 투표에서도 9천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자들의 실제 삶과 그들이 받아들여 온 통념이 서로 충돌하면서 분출하는 투쟁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 줬다. 

그래서 2004년엔 금호타이어에서는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함께 파업을 벌여 사내하청 비정규직 2백82명 전원을 정규직화하는 통쾌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이번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은 많은 전진을 이뤄냈다. 철저히 외면받고 고립되곤 했던 과거 투쟁과 달리 이번 투쟁은 대중적이었고, 강력했다.

이런 성과는 ‘비정규직이 무너지면 다음 차례는 정규직이다’ 하는 생각으로 연대 투쟁 건설에 열성을 다한 일부 정규직 투사들의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다. 

따라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재의 의식을 문제 삼아 연대 투쟁 조직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번 투쟁에서 드러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지와 활력,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의 헌신적인 연대가 보여 준 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노동운동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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