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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버스 파업:
억눌려 왔던 불만이 폭발하다

전북 지역 버스 작업장 일곱 곳에서 노동자들의 전면파업이 2주 넘게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전주시·경찰·사측의 합동 공세 속에서도 강고하게 파업을 유지하고 있다. 파업 대오는 초기보다 늘었고, 출·퇴근 시간대 운행율은 40퍼센트까지 떨어졌다.

노동자들은 그동안 열악한 근무 조건과 저임금에 시달렸다. 격일제로 하루 평균 15~16시간 일하는 것도 모자라, 어느 땐 18시간, 또 어느 땐 다음날까지 쉬지 않고 일해 왔다. 그래도 월급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1백40만~1백60만 원 수준이었다. 더구나 무리한 근무로 사고율도 높았다.

최근 억눌려 온 불만이 폭발했다. 8월에 친사용차측의 한국노총 전북지역자동차노조 지도부가 각 버스 사업주들과 직권조인해, 1인당 수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미지급 임금을 1인당 1백만 원씩만 받기로 합의한 것이다.

사측은 그동안 통상임금을 의도적으로 낮춰 각종 수당을 낮은 액수로 책정하는 방식으로 다달이 1인당 40만 원가량의 임금을 착복해 왔다.

친사측 노조 간부들은 빼앗긴 임금을 되찾으려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외면했고, 야합과정에서 조합원들보다 두 배나 많은 임금 인상을 보장받았다.

이 때문에 분노한 노동자들은 민주노총으로 상급노조를 변경하고 12월 8일 무기한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 첫날부터 경찰은 조합원 76명을 강제 연행하는 등 강경 탄압으로 대응했다. 사측도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대체수송 수단을 투입해 파업 파괴에 나섰고, 10일에는 5개 회사가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전주시 역시 ‘선정상화·후조치’를 주장하며 사측 편에 섰다.

지방 정부와 사측이 이토록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데 협력한 것은 그들 사이에 조성된 더러운 유착관계 때문이다. 이번 파업 과정 중 폭로된 ‘운송 원가 보고서’를 보면, 버스 업체들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허위로 부풀려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이런 자들이 “시민의 발을 볼모로한 이기적인 파업”이라고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지금 노동자들은 집회와 거리 행진, 농성투쟁 등을 진행하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어용노조 간부는 우리들 등쳐먹고 속일 생각만 하다가 들통났다. 그런 것이 쌓여서 폭발한 거다. 폭발한 이상 멈출 수 없다.”

전북 버스 파업은 다른 버스 노동자들도 고무하고 있다. 최근 광주 금호고속 버스 노동자들도 사흘간 파업을 벌였다.

또 상급단체를 민주노총으로 변경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30개 가까이 되는 노조들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이번 투쟁이 승리한다면 전북 지역, 나아가 전국의 버스 노동자들에게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