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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학생 시위:
학생 시위가 보수연정을 뒤흔든 날

12월 9일 등록금 인상 법안 표결로 영국 ‘민주주의’가 완전한 허구임이 드러났다.

보수당과 그 푸들인 자민당은 대학의 연간 등록금을 9천 파운드까지 인상하는 법안에 찬성했다. 엄청난 대중적 반대와 자민당의 총선 전 공약이 등록금 인상 반대였음에도 말이다.

정치인들은 약속을 지킬 줄 모른다. 평화적인 저항을 못 본 척하거나 심지어 공격하기도 한다. 수많은 학생과 일부 노동자들이 분노가 치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학생들은 표결을 하던 날 런던 중심가를 장악했다. 이날에도 경찰은 지난 몇 주 동안 세 차례나 통제력을 상실한 뒤로 다시 통제력을 잃었다.

학생 수천 명은 팔러먼트광장을 차지했다. 경찰이 막으려 했지만 학생들은 경찰 저지선을 돌파했다.

집회는 거리 공연과 다름없었다. 학생들은 의사당 앞에서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저건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에 더 가깝다.” 또 “우리는 어리고 가난해서 한 푼도 더 낼 수 없다.”

시위대가 폭죽을 쏘자 연기 냄새가 진동했다. 음악 소리가 쾅쾅 울리고 사람들은 몸을 덥히려고 불을 피웠다. 몇 분마다 폭죽 소리도 들렸다.

그때 말을 탄 경찰들이 시위대를 향해 밀고 들어왔다. 그러자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어느 여성은 경찰이 기습한 뒤에 맨체스터 대학생인 자신의 친구가 쇄골이 부러진 채 병원에 실려갔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가방에는 피가 튀어 있었다. 다른 학생들의 머리에서 흐른 피가 묻었기 때문이었다.

경찰이 야만적으로 공격했지만 시위대는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들은 펜스, 콘크리트, 가벼운 벽돌과 플래카드 막대기로 스스로 방어했다.

학생들은 경찰에 포위됐으면서도 마치 그 자리의 주인인 듯 보였다. 한 시위자는 이렇게 표현했다. “런던 일부가 우리 것이 된 것 같아.”

싸움이 벌어지고 있을 때 “달빛 아래에서 춤을” 이라는 노래가 들렸다. 등록금 인상 법안 통과가 발표되자 라디오를 가진 학생들이 확성기에 라디오를 연결했던 것이다. 야유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

환희

분노한 학생들이 재무부 건물의 유리창을 박살냈다. 진압 경찰 일부가 그 건물에 진입했는데 이들은 곧 “누가 누구를 가두겠다는 거야?” 하고 외치는 학생들에게 둘러싸였다.

바깥에 있는 학생들은 건물 안에 있는 경찰을 조롱했다. 한 경찰이 재무부 건물 창 밖으로 곤봉을 휘두르려 하자 한 학생이 곤봉을 잡고 높이 들어올렸다. 모두들 웃음을 터뜨렸다.

학생들은 이제 대법원으로 향했다. 게다가 더 많은 학생들이 옥스포드 거리에 있는 톱샵[영국의 캐주얼브랜드]의 유리창을 부수고 황태자 찰스와 그 비인 카밀라가 탄 차를 둘러싸고 다음과 같이 외쳤다. “저들의 목을 자르자(찰스 1세처럼)

시위대는 정신이 나간 것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부와 권력의 상징들을 공격했다. 학생들은 부자가 더 부유해지고 나머지가 고통을 겪는 세상에 넌더리가 났기 때문이었다.

시위에는 진정한 계급적 분노가 깔려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BBC와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빈민가 출신이에요. 무슨 수로 9천 파운드를 낼 수 있겠어요?”

시위대 행렬을 바라보던 많은 노동자들이 학생들을 지지했다. 거리 청소노동자인 일마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항은 저들의 권리입니다. 내게 자식이 있다면 나도 행진할 겁니다.”

이 엄청난 학생 운동에서는 정부에 대한 엄청난 분노와 함께 운동의 약점도 드러났다.

경찰과 미디어 공격에 맞서 학생들을 방어하고 연대를 건설하고 자신의 작업장에 저항의 기운을 불어넣는 것이 필요하다.

노동자의 지지가 관건이다

학생들의 저항이 노동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노동조합도 투쟁에 나설 필요가 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학생들을 지지한다. 노동자들은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혐오스러운 정부에 대중이 맞서 싸운다는 점에 고무를 받는다.

그러나 공식 노동조합 진영의 지지는 너무 부족하다. 따라서 신속하게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주 항의 시위 직후에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재빠르게 경찰 폭력을 비난하고 저항의 권리를 옹호했어야 했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학생들을 지지했고 항의와 점거에 가담했다.

맨체스터 대학생인 재미 우드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장거리 버스를 빌릴 돈을 마련하려고 ‘학생들을 지원하자’고 호소했어요. 노동조합원이나 부모님들 덕택에 1천 파운드나 모았어요.”

심지어 일부 노동자는 학생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런던 북부의 이슬링튼 식스폼 칼리지의 교사들도 만장일치로 집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인근의 스토크 뉴잉튼 칼리지의 교사들도 참여했다. 교사 55명이 진정을 한 뒤 교장은 교사 대표 네 명과 학생 두 명이 배너를 들고 참가하는 데 동의했다.

여러 노조에서 온 노동자들도 참가했다. 의사당으로 가는 행진에는 배너가 적어도 17개나 보였다. 철도산별노조(RMT), 공무원노조(PCS), 통신노조(CWU), 교원노조(NUT), 공공서비스노조(Unison), 운수일반노동조합과 통합기계공전자노조가 합친 유나이트(Unite), 대학노조(UCU) 등이 참여했다.

철도산별노조 런던 지역 조직자인 스티븐 해들레이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동조합은 여러분을 1백 퍼센트 지지합니다.”

의무

철도노조 대의원들도 학생들과 함께 행진했다. 철도노조 패딩턴 제1지부의 지부장 에디 뎀프시는 〈소셜리스트 워커〉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학생들을 지지했습니다. 학생들이 파업 때 우리를 지지했습니다. 이젠 우리가 학생들을 찾아갈 차례입니다.”

유나이트 소속의 버스 노동자 20여 명도 참가했다.

통신노조의 전국교육담당인 트리쉬 레벨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집회에 참가해서 저항하는 학생들과 협력하는 것이 조합원의 의무입니다.”

“조합원들이 학생들에게 무척 고무받았습니다. 6개월 동안 보수당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정치적이 됐습니다.”

노동자들은 노조에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지지를 보내자고 요구하면서 노조 관료들에게 압력을 넣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 경찰, 미디어의 공격에서 학생들을 방어해야 한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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