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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세계사회포럼 어떻게 진행되나?

제4차 세계사회포럼 어떻게 진행되나?

뭄바이에서 열릴 세계사회포럼이 석 달 앞으로 찾아 왔다. 석 달 뒤에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자본주의 세계화와 전쟁에 반대해 싸우는 사람들이 아시아 대륙에 집결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세계사회포럼에서 돌아오고 난 뒤에 그 감흥을 이렇게 말했다. “세계사회포럼에서 돌아오고 나서 나는 마치 나 자신이 거대하고 역동적인 물결 속에 모든 참여자들을 보듬었던, 넓으면서도 다양한 색깔로 충만한 바다로부터 막 솟아 나온 듯이 느꼈다.”

1월 16일부터 1월 21일까지 열리는 세계사회포럼의 개막 행진은 첫날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마지막 날에는 폐막 행진이 열린다.

매일 아침 9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는 세계사회포럼 인도 조직위원회가 조직하는 수천 명 규모의 컨퍼런스와 패널이 열린다. 주제들을 잠깐 소개하자면 이렇다. 제국주의적 세계화에 대항하는 노동자 계급의 연대, 지구화와 지구적 지배 그리고 국민국가, 지구화와 경제 그리고 사회적 주권, 정당과 사회 운동, 지구화와 그 대안, 세계사회포럼과 그 미래, 토지와 물 그리고 음식 주권, 미디어 문화와 지식.

1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는 세계 곳곳에서 온 다양한 단체들이 개최하는 세미나와 워크숍들이 열린다. 활동적이고 급진적인 단체들이 세계적 운동의 주요 과제들과 전망을 다룰 워크숍과 세미나들이 자못 기대된다.

7시부터 8시 30분까지는 공개 토론회가 열린다. 주로 인도의 사회운동에 관한 쟁점들이 다뤄질 것이다. 주제들은 이렇다. 군사화와 전쟁 그리고 평화, 배제, 차별과 억압, 종교, 윤리 그리고 언어 배제와 억압.

행사장에는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잔디밭을 비롯하여 5개의 컨퍼런스 룸(한 개는 8천 명, 나머지는 4천여 명을 수용한다) 그리고 2백여 개의 세미나와 워크숍 장소가 있다.

대강의 그림을 그려본다면 반자본주의와 반전 그리고 인도 지역에 관한 쟁점들로 진행될 것 같다.

사회 운동

세계사회포럼의 내용은 결코 고정돼 있지 않다. 3회 때까지는 자본주의 세계화 관련 주제들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3회 세계사회포럼 때에는 2월 15일 국제공동행동의 날이 공공연하게 제안되기도 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지구적 저항 운동에 어떤 과제가 제출될까?

올해 초 마이클 하트는 영국 〈가디언〉지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운동의 에너지들이 지금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에 이끌리는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전 운동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운동이 집중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나 당시 정세는반전 운동이 가장 정점에 올랐을 때였다.

내년 세계사회포럼에서 반자본주의와 반전 운동의 에너지가 어떻게 집중되어야 할지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된다면 그것은 지구적 저항 운동의 더한층의 발전을 뜻하게 될 것이다.

아직 한국에서 본격적인 반자본주의 운동이 존재하지 않기에 이번 세계사회포럼 참가는 인도나 유럽의 자본주의 세계화 저항 운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

반전 운동의 과제와 전망에 관해서도 중요한 제안과 논의가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의 반전 활동가들은 반전 캠프를 기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와 남아공의 반전 활동가들은 매일 반전 집회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수많은 NGO와 운동 단체들·정치 좌파들의 네트워크인 ‘사회운동을 호소한다’(Call for Social Movement)는 국제적 공동 행동이 제안될 공간이 될 것이다.

다양성과 토론 그리고 공동 행동

다양성이 존중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느냐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이 쟁점은 세계사회포럼에서 중요한 논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다양한 운동의 수평적 네트워크와 자발성은 운동이 급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다. 실로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다양한 운동이 연대한다는 사상은 지켜지고 배워야 할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공통의 적을 무찌르기 위해 우리의 적이 누구며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는 방향이 필요하다. 어떤 투쟁 방향이 더 효과적인지에 관한 논쟁과 토론이 필요하며 공동행동의 수단과 방법이 있어야 한다.

한 가지 흥미있는 논쟁을 소개하고 싶다. 지난 3차 세계사회포럼의 한 세미나에서 프랑스 ATTAC의 크리스토프 아기똥은 운동의 분산을 주장했다. 그는 나이키 공장을 그 사례로 들며 “나이키 공장은 본사가 있지만 세계 곳곳에 퍼져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에 맞서는 운동도 탈집중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서, G8 정상회담 반대 시위를 성공으로 이끈 주된 주역이었던 이탈리아의 리폰다찌오네(재건공산당)의 플라니아 안젤리는 그의 견해를 이렇게 반박했다. “운동 내의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그래서 사회 변혁에 관한 전략과 고민이 필요하다. 좌파가 운동에 개입해서 이런 대안을 주장하는 게 필요하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그녀를 지지하며 이렇게 말했다. “다양성은 필요하다. 동시에, 논쟁한다고 해서 운동이 분열될 이유는 없다. 공통 쟁점을 가지고 활동한다면 말이다. 더욱이 이 세상에 중립적인 것은 없다. 이데올로기가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다양한 운동과 조직·전략·목표와 같은 말들은 대립되지 않는다. 둘 모두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오고 있다.

김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