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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대변자가 아니다

그동안 여러 대학 미화 노동자 투쟁이 승리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학생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다. 진보적 성향의 학생회들이 앞장서서 이런 연대를 조직했다.

홍대 미화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홍익대 학생들 학교에 맞서 싸우는 일은 노동자·학생 들의 공통된 과제다

하지만 홍익대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학교 당국의 방패막이 구실을 하고 있다. 투쟁 초기부터 ‘학교는 법적 책임이 없다’며 학교 당국 편을 들었고, 노동자 집회에 난입해 ‘학생들에게 방해되니 중단해 달라’고 했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총학은 미화 노동자를 위한 서명을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온라인 클럽에만 올려놓았을 뿐 적극 받지도 않았고, 서명 용지에는 “외부 세력의 학내 점거나 농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라도 반대”하고 “학생들의 편의나 학습에 지장을 주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사실상 노동자들의 투쟁을 비난하는 내용인 것이다.

총학은 청소 노동자들을 위한답시고 비대위도 만들었다. 그러나 비대위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비대위 성원은 집회나 시위 혹은 노조와 함께하는 어떤 활동도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동의하라고 강요했다.

총학이 진정으로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연대단체들을 ‘외부세력’이라고 비난하는 것만 봐도 분명하다. 홍익대 미화노조 이숙희 분회장 말처럼 미화 노동자들 자신이 ‘외부세력’을 필요로 한다. “외부세력 없이는 투쟁이 안 돼요. 지금도 학교가 안 들어주는데 외부세력 없으면 들어줄 것 같아요? 천만에요.”

이런 총학의 태도는 결코 학생 다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농성 초기부터 함께한 학생들도 있고, 미대 학생들도 투쟁을 지지하는 모임을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어렵게 일하시는지 잘 몰랐다. 정말 죄송하다”며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펑펑 우는 학생들도 있다. 농성장에 찾아와 지지 메시지를 남기고 가는 학생도 많다.

그동안 미화 노동자 투쟁에 함께했던 홍익대 진보 학생들은 총학의 영향력을 다소 과대평가했던 듯하다. 투쟁 지지 서명운동을 시도하다가 총학이 서명운동을 한다는 얘길 듣고 중단했고, 총학이 소집한 비대위에 참가하려 했다가 뒤통수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총학의 ‘본심’이 충분히 입증된 만큼, 홍익대 진보 학생들은 부모님 같은 미화 노동자들의 투쟁을 마뜩찮게 여기고 훼방만 놓는 버르장머리 없는 총학을 무시하고 독립적으로 노동자 투쟁에 대한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홍익대는 재단적립금을 5천억여 원이나 쌓아 놓고도 학생 등록금은 최고 수준(인문계 9백12만 원)으로 올리고, 미화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도 주지 않았다. 이런 악질적인 학교에 맞서 싸우는 일은 노동자·학생 들의 공통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