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에 대한 부시의 위선

 

얼마전 수용 탈북자들의 급증으로 주중 한국대사관 영사부가 며칠 동안 업무를 중지했다. 1백 명이 넘는 탈북자들은 최대 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영사부 건물에서 몇 달 동안 칼잠을 자고 하나밖에 없는 화장실과 샤워실을 나눠 쓰며 초조하게 서류가 통과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영사부 업무 중단 사태는 탈북 난민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북한의 식량난이 더욱 악화하고 있어 목숨을 건 북한 탈출은 더 늘 전망이다.

북한의 올 식량 부족분은 2백19만 톤으로 1996년 부족분 2백33만 톤 이후 최대량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에 대한 추가 원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 주민의 3분의 1이 식량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이미 올 초에 경고한 바 있다.

유엔아동기금(UNICEF) 메어 칸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관은 올 봄 발표한 호소문에서 “아직도 약 1천 5백만 명의 [북한] 여성과 아동들이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영양실조로 병원 치료가 필요한 7세 이하의 아이들이 7만 명이고 3분의 1의 어머니들이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빈혈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정부는 탈북을 막기 위해 올 초에 탈북자들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중국 역시 탈북자들에 대한 야만적인 단속을 한층 강화하고 있으며 얼마전 탈북을 막기 위해 북한 접경 지대에 15만 명의 군대를 배치했다.

미국은 지난 7월 초 북한난민보호법안을 상원에서 통과시키는 등 탈북자들을 수용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탈북자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척하는 것은 완전한 위선이다. 북한난민보호법안이 통과되기 닷새 전에도 미국은 지금껏 그래 왔듯이 중국 상하이 주재 영국 영사관에 진입한 탈북 10대 청소년 4명의 망명 신청을 거절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탈북자들이 중국을 떠돌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게 만드는 한 주요한 원인 제공자다.

작년 말 미국의 대북 압박이 다시 본격화한 후 국제 식량 지원이 절반 이상 줄어 들었다. 한 해에 약 15만 5천 톤을 지원하던 미국은 ‘분배 투명성’ 문제를 내세우며 올해에는 쌀 한 톨도 지원하지 않았다.

탈북자 지원 단체인 ‘좋은벗들’의 평화 인권부장 이승용 씨는 미국의 위선을 이렇게 꼬집었다.

“미국이 최근에 추진하려는 북한난민구호법안이나 한반도 안보와 자유 법안은 근본적으로 북한 위협용이며 언론 플레이용입니다.

“탈북자들을 받아들인다지만 받아들여도 황장엽 같은 고위 관료나 핵무기 관련 과학자 같은 상징적 또는 정보 가치가 있는 사람들이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국경을 넘은 대다수의 평범한 탈북자들이 아닐 것입니다.”

조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