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두려움을 떨친 민중이 승리만을 바라고 있다

“사람들은 두려움을 떨쳐 버렸습니다. 그들은 완전한 승리 외에 다른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일요일(1월 30일) 카이로로 진입했을 때 나는 전쟁터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집트 혁명의 중심지인 타흐리르 광장으로 연결되는 거리들은 불탄 경찰차의 잔해들로 가득했다. 곳곳에 병사와 탱크 들이 서 있었다.

부상당한 이집트 시위대 (좌) 이집트 거리 곳곳에 세워져 있는 탱크와 병사들 (우) ⓒ사진 제공 Hossam el-Hamalawy

며칠 동안 전투가 벌어졌고 일부 보도를 보면 3백 명 이상이 죽었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이 계속 모여들었다.

광장으로 통하는 모든 도로에 차단막이 설치됐다.

카이로 곳곳에서 몰려든 다양한 사람들이 차단막 뒤에 서 있었다. 어떤 사람은 붕대를 맸고 어떤 이의 손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어떤 이는 거리에서 며칠을 보내면서 먼지를 뒤집어 쓴 옷을 입고 있었다.

수술을 앞두고 손을 씻고 있던 무스타파라는 의사는 지난 금요일 당직을 서던 중 목격한 총상으로 죽은 사람들에 관해 말했다. “무바라크는 살인자예요. 그는 물러나야 해요.”

나는 수에즈 철강 회사와 수에즈 비료 회사의 노동자들이 무바라크의 사임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소식을 들었다.

수에즈 철강 회사는 이집트 철강의 70퍼센트를 생산하며 집권당 주요 인사인 아흐메드 에즈가 소유한다.

카이로에 있는 두 개의 공장인 미트 감르 방적 공장과 국영 인쇄 출판소에서는 노동자들이 사장을 내쫓았다. 만약 이런 노동자들의 행동이 앞으로 다른 곳으로 확산된다면 운동의 성격이 바뀌게 될 것이다.

월요일(1월 31일)에는 지난 몇 주 동안을 통틀어 가장 큰 시위가 벌어졌다. 어떤 이는 타흐리르 광장에만 30만 명이 몰려 들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31일 타흐리르 광장에 모인 이집트 시위대 ⓒ사진 출처 Iman Mosaad

사람들은 알렉산드리아에서 1백만 명이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수에즈에서도 수십만 명이 저항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를 보면, 2008년 대규모 파업이 벌어졌던 마할라 시의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쟁에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곳의 모든 방적 공장이 문을 닫았고 노동자들은 무기한 휴가에 돌입했다고 한다.

이집트 노동계급은 아랍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잘 조직돼 있다.

거주민이 2천만 명이 넘는 카이로는 아랍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다.

만약 카이로의 투쟁이 승리한다면 이집트의 투쟁도 승리할 것이다. 만약 이집트의 투쟁이 승리한다면, 전 세계 질서가 바뀔 것이다.

혁명에 관해 말하고 쓰는 것과 실제로 눈앞에서 그것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경험이다.

투쟁에 참가한 보통 사람들의 엄청난 끈기, 창의력과 용기는 정말 놀랍다. 사람들은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다. 지금 그들은 완전한 승리를 뺀 다른 것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국가, 경찰과 무바라크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 버렸다. 사람들은 무바라크를 비난하는 포스터들이 벽에 붙은 거리를 걷는다. 이것은 일주일 전만 해도 생각치 못할 일이었다.

집에서 만든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 있다. 영국에서 볼 수 있는 특정 정당이나 캠페인을 대변하는 팻말은 거의 없다.

그러나 정치 리플릿은 아주 많다. 사회주의자들이 발행한 것도 있다.

용기

사람들은 온갖 리플릿을 꼼꼼히 읽는다. 어떤 사람들은 함께 신문을 읽기도 한다. 사람들은 마른 스폰지처럼 다양한 사상을 흡수한다.

이 운동을 대변하는 단일한 정치적 목소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운동을 조직하는 데 핵심적 구실을 하는 단일한 조직도 없다. 이 운동의 전진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놀라운 조직 능력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양복을 입은 사람, 청바지를 입은 사람, 니캅으로 전신을 가린 여성, 형형색색의 히잡을 착용한 여성, 니캅도 히잡도 착용하지 않은 여성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빈민 지역의 어린이들도 볼 수 있고, 투쟁에 참가하려고 농촌에서 온 사람들도 볼 수 있다.

카이로에 사는 온갖 사람들이 타흐리르 광장으로 몰려 들었다.

보통 서방 언론들은 이런 사람들이 무식하고 멍청하기 때문에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할 능력이 없다고 말해 왔다. 이 언론들은 아랍 세계에 관해 말할 때 정부에 ‘강자’, 즉 독재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메그다 세드키라는 한 여성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정부가 정말 싫습니다. 무바라크가 자기 아들에게 나라를 물려주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면, 마치 왕족들의 생활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무바라크는 이 나라를 망쳤습니다.”

거리의 아이들은 무바라크 머리에 뿔을 그린 포스터를 들고 달린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이 운동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이 투쟁은 진정으로 ‘피억압자들의 축제’다.

많은 청년이 이 운동에 참가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든 여성과 남성 들이 이 운동에 함께하는 장면은 정말 감동적이다.

사방에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수십년 동안 무바라크 독재 아래 고통받아 왔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에게 무바라크가 살인자이자 도둑이라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다.

나이든 여성인 다칼리아는 농촌의 작은 농장에서 왔다. 그녀는 이 투쟁이 자신의 투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튀니지처럼, 우리는 자유를 바랍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나는 정치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나는 평범한 이집트의 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바랍니다.

“긴급조처는 중단돼야 합니다. 기업인들이 정부에 입각하면 안됩니다. 무바라크는 물러나야 합니다.”

사람들은 실업과 빈곤에 관해 말한다. 그러나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존엄과 자유다.

프랑스텔레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아흐메드 모아멘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일자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이는 어떻습니까? 이것은 우리 모두를 위한 투쟁입니다. 이것은 단지 빈곤에 관한 투쟁이 아닙니다. 존엄성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입니다.”

지금 카이로 거리에서 역사가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