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서울대 법인화 법을 폐기시키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 내의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공무원노조, 대학노조, 총학생회가 구성한 서울대 법인화 반대 공동 대책위원회(서울대 공대위)는 올겨울 혹한에도 전기장판 하나로 버티며 천막 농성을 했다. 교수·학생·직원이 매일 중식 홍보전, 매주 천막 강연회, 집회 등을 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신입생 맞이 오리엔테이션에서 법인화 반대 강연회를 열고, 릴레이 대자보, 자료집 등을 내며 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3월에 3천 명이 모이는 대중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전국 국공립대 총학생회장단 연석회의도 2월 11일 집회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법인화를 확대하려는 정부의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대는 법인화 법안을 국회에 상정해 둔 상황이다. 영·호남권 거점 대학인 경북대·부산대·전남대도 법인화를 공동으로 추진해 가기로 했다. 

법인화는 학생과 교직원, 노동자 들에게 큰 고통을 가할 것이다. 올해 서울대 등록금은 동결됐지만 ‘서울대 장기발전 계획’은 “법인화 체제가 되는 경우 저렴한 등록금은 더 이상 지속가능한 원칙이 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제까지 공무원이었던 교직원들도 법인 직원으로 바뀌며 고용이 불안정해질 것이고 게다가 연봉제, 계약제, 성과급제로 고통받을 것이다.

법인화를 하면 교수 연봉이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법인화는 대다수 교수들의 처우도 열악하게 만들 것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법인화 이후 교수 실질 연구비가 감소했다. 연금도 공격받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 법인화는 다른 국공립대 법인화의 촉매제로 작용하며 사립대도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력을 가해 대학 구조조정과 등록금 인상 등을 부추길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교육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서울대 법인화 반대 운동을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법이 통과한 상황에서 과연 그것을 되돌릴 수 있을까 하는 정서가 꽤나 존재한다. 그러나 법이 통과한 이후 투쟁을 통해 법을 무력화시킨 사례는 숱하게 있다. 

당장 지난해 정부는 타임오프법을 통과시켰지만 노동조합의 반발과 투쟁 속에 지금 대부분의 작업장에서 정부의 타임오프제는 관철되지 않고 있다. 서울대도 1946년에 미군정이 서울대를 법인화하는 안을 통과시켰지만 동맹휴업, 집회 등 투쟁 끝에 1949년에 다시 국립화할 수 있었다. 

“법안이 통과한 이후에 학생들의 분노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고 지윤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말했다. 대학노조 가입자 수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기반으로 강력한 투쟁을 만든다면 법인화를 폐기시킬 수 있다. 

내년에 법인화가 시행되기 전까지 교과부는 법인화 시행령을 만들고, 서울대는 법인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법인화 반대 운동 진영은 이런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촉매제

그런데 서울대 내 노동조합들이 법인 설립준비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법인화 과정에 참여해서 고용안정을 확답받는 것도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법인화 자체를 막아내지 못하면서 고용안정이나 고용승계를 약속받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김연옥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위원장도 “당장은 고용승계가 되더라도 이후에 과연 제대로 될까 의문이다. 인사에 관계하는 교수도 ‘일 못하는 사람은 연봉을 안 올려줘서 스스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더구나 설립준비위원회에 참가하는 것은 서울대 당국에 의해 법인화 추진에 들러리를 서는 것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한편, 법인화가 날치기 통과한 후 진보정당과 민주당이 함께 서울대 법인화 폐기 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날치기 법안 폐기를 당론으로도 결정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법인화를 추진했던 장본인인 민주당이 이런 태도를 취하는 것은 법인화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법인화를 폐기시키려면 이런 반감을 대중운동으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 법인화를 폐기시킬 때까지 끈질기게 조직하고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서울대 공대위는 모든 학내 학생, 노동자 단체와 개인들을 포괄해서 광범한 단결을 이끌어야 하고,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도 확대돼야 한다. 서울대의 좌파 활동가들은 공대위 속에서 운동을 함께 건설하며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법인화를 저지하기 위한 학생들의 동맹휴업과 교직원 노조의 파업도 건설해 나가야 한다. 서울대는 이미 2003년 이라크 파병 반대 운동, 2008년 촛불운동 때 동맹휴업을 하고 거리로 나온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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