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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미화·경비 노동자들의 공동 투쟁에 연대하자

홍익대 노동자들의 통쾌한 승리 후에도 대학 미화·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고려대, 고려대 병원, 연세대, 이화여대 노동자들이 공동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여성의 날 집회가 열리는 3월 5일에는 파업 결의대회도 예정돼 있다. (관련기사 ‘10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 오늘날 여성의 삶과 해방을 향한 투쟁’)

공공노조 서울경인지부에 속한 이 노동자들은 단결의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 대학 당국과 이 대학들이 고용한 용역업체들을 상대로 공동 요구를 내걸고 집단교섭을 벌여 왔다.

그동안 미화·경비 노동자들은 대학별로 교섭해 왔고 심지어 한 대학에서 일해도 여러 용역업체들로 나뉘어서 고용계약을 맺어 왔는데, 이런 칸막이를 더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2월 15일 2천여 명이 운집한 홍익대 투쟁 승리를 위한 공공운수노조(준) 결의대회.

이들 세 대학 노동자들은 그동안 폐지 수당 박탈, 체불임금, 부당해고, 노조 사무실 퇴거 조처 등에 맞서 투쟁해 왔고 모두 승리했다. 이 때문에 대학 당국과 용역업체 들은 내키지 않으면서도 노동자들의 기세에 밀려 공동으로 교섭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집단교섭에서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생활임금’(시급 5천1백80원, 월 1백8만 원가량, 2009년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의 절반)을 요구한다. 이와 더불어 제대로 쉴 수 있고 밥을 먹을 수 있는 휴게공간, 대학 당국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도 요구한다.

하지만 대학 당국들은 법정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은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용역업체들 역시 최저임금에 맞춰진 대학 당국들의 용역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버텼다.

최저임금은 정말이지 “최저” 수준일 뿐, 노동자들이 제대로 생활할 수 있는 돈은 결코 아니다. 게다가 적립금을 엄청나게 쌓아 놓은 대표적인 부자 대학들이 평균 노동자 임금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임금조차 지급할 수 없다고 버티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대학 미화 노조 중 “막내 노조”인 홍익대분회가 최근 승리한 것을 보면서 세 대학 노동자들은 이제 “언니 노조”인 자신들이 앞장서서 투쟁과 요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개강 후 본격화할 이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학생들의 지지가 중요하다. 그동안 학교 당국은 자신이 사용자는 아니라면서도 ‘학생들의 불편’을 운운하며 노동자들의 파업을 공격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학생들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오히려 수세에 몰린 것은 학교 당국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화 노동자들이 무패 행진을 계속할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홍익대처럼 배은망덕한 총학생회가 외면할 때조차 많은 학생들의 지지와 부문을 뛰어넘은 노동자들의 연대가 큰 힘이 됐다.

이제 노동자들은 공동 교섭과 공동 파업이라는 더 강력한 무기를 통해 더 큰 승리를 얻으려 한다.

홍익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여성 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에 대중의 문제의식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이 투쟁이 전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