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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값진 승리
희망과 갈 길을 보여 준 49일의 드라마

홍익대 미화·경비·시설 노동자들이 투쟁 49일 만에 감격스런 승리를 거머쥐었다. 노동자들은 전원 고용승계, 임금 인상, 노동조합 활동 권리 등을 쟁취했다.

투쟁에 나서기 전까지 이들은 기본급 75만 원, 하루 식대 3백 원, 노조 결성 불인정 등 상식 이하의 노동 조건에 있었다.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도 눈에 띄면 안 되는 사람인 양 괄시와 천대를 받아 왔다.

그러나 학교측이 비정규직 1백70명 전원을 해고하자, 노동자들은 기나긴 설움의 세월을 뒤로하고 당당히 떨쳐 일어섰다. 이 고령의 노동자들은 학교 측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49일 동안 찬 바닥에서 점거 농성을 지속해 값진 승리를 따냈다.

15일 오후 홍익대 정문 앞에서 열린 2천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집단해고 철회! 생활임금 쟁취! 홍익대 투쟁 승리!"를 위한 공공운수노조(준) 집중결의대회 홍익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9일 만에 값진 승리를 얻어내다.

한 경비 노동자는 “1년에 2만 원씩 오르던 임금이 노조를 만들어 싸우니 20만 원 올랐다”며, “10년 걸릴 일을 두 달 만에 이뤘다”고 기뻐했다. 한 미화 노동자는 남편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며 “우리가 노조를 만들어 권리를 찾았듯이, 젊은 사람들도 부당한 조건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별과 착취로 고통받아 온 사람들의 한숨과 울분을 대변한 홍익대 투쟁의 승리는 우리 사회 억눌린 사람들 모두의 승리다.

노동자들은 학교 측의 거센 공격과 탄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싸우며 광범한 연대를 건설한다면 얼마든지 이길 수 있음을 보여 줬다.

지난 몇 년 사이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성신여대, 고려대, 이화여대, 연세대, 동국대 등 곳곳에서 미화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을 이어갔다.

이런 흐름을 막으려는 지배자들의 시도가 홍익대 당국의 거센 반격으로 나타났다. 저들은 홍익대에서 승승장구하던 대학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물줄기를 끊으려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지와 광범한 연대가 저들의 반격을 꺾었다.

승승장구

커다란 지지 여론, 끊이지 않는 지지 방문, 국제적 연대, 좌파 단체와 학생 들의 지지 행동, 그리고 두 차례에 걸쳐 수천 명이 참가한 대규모 연대 집회가 결국 학교 측을 무릎 꿇게 했다.

“총학생회 집행 간부 몇 명을 빼고 거의 모든 학생들이 우리를 지지했다”는 박명석 공공노조 서경지부장의 말처럼 학교 측은 홍익대 안에서도 고립됐다. 학교 측과 총학생회 간부들은 연대 단체들을 “외부세력”이라고 비난했지만, 노동자들은 오히려 “외부세력이 없으면 투쟁이 안 된다”며 연대를 확대했다.

홍익대 노동자들의 승리를 위해 많은 학생, 노동자들이 연대를 했다.

이숙희 홍익대분회장은 “연대 단체들에게 감사하다. 너무 많은 지지를 받았고, 큰 힘이 됐다. 우리도 앞으로 열심히 연대할 것이다” 하고 말했다.

또한 이번 승리는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자적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에 대한 통쾌한 일격이다. 홍익대 투쟁 덕분에 이 정부의 노동부 장관조차 청소 노동자들이 “씻고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도록 하겠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고소·고발을 철회시키고, 학교 측이 진짜 사용자로서 책임을 인정하게 하고, 직접 고용을 받아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홍익대 분회는 이번 승리를 초석 삼아 학교 당국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을 요구하는 투쟁을 지속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승리는 다시 다른 대학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고무해 투쟁을 자극하고 있다.

이숙희 분회장은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열악하고 비참한 처우를 강요당하지만, 스스로 당당하게 싸울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현실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익대 노동자들처럼 단호하게 싸우고 강력한 연대를 건설해 맞선다면 이명박 정부와 기업주들을 굴복시킬 수 있다. 이런 투쟁 건설에 전국의 노동자·학생 활동가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