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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소리〉, 꼭 삼성 광고까지 받아야 하나

“민중의 소리, 삼성 광고 받아도 될까요?” 〈민중의 소리〉 광고국장이 독자들에게 보낸 편지다.

올해 〈민중의 소리〉는 “기업 광고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삼성 광고를 받더라도 삼성에 휘둘리지 않으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삼성 반도체 공장 유가족들은 백혈병으로 자식을 잃고 피맺힌 심정으로 삼성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을 홍보하는 일이 〈민중의 소리〉가 할 일일까?

광고는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적극적으로 그 기업의 이미지를 포장하고 홍보하는 수단이다. 만약 〈민중의 소리〉가 삼성 광고를 싣는다면 스스로 사람들에게 삼성에 대한 거짓 이미지를 퍼트리는 것이다.

〈민중의 소리〉는 돈을 받더라도 정치적인 논조가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고 매우 실용적으로 접근한다. 그러나 한 번 실용적인 논리가 스며들기 시작하면 점점 원칙이 모호해지고 기업에 대한 비판이 무뎌질 수 있다.

지난해 〈경향신문〉이 삼성의 재정 압박에 굴복해 삼성 비판 칼럼을 싣지 않은 일은 기업에 재정을 의존하는 것이 어떻게 정치적 문제를 낳는지 보여 줬다.

〈민중의 소리〉는 이미 기업 광고에 의존해 운영하고 있고, 이는 정치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민중의 소리〉가 반쯤 벗은 여성들이 나오는 광고를 버젓이 게재하는 것을 보며, 독자들은 〈민중의 소리〉가 과연 진지하게 성상품화에 반대한다고 볼까?

일관되게 민중을 대변하려면 기업가가 아니라 노동자와 억압받는 사람들의 후원에 의존해야 한다. 〈레프트21〉이 기업 광고를 받지 않고 지지자들의 후원만으로 신문을 만드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