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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실상을 공개하고 원전확대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제2의 체르노빌,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위험실상을 공개하고 원전확대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11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수많은 일본의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대재앙에 희생된 가까운 이웃나라의 참변은 참으로 안타깝고 애통한 일입니다. 환경과 생명을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과 시민사회의 마음을 모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지진이 천재라면, 후쿠시마 원전폭발은 인재다. 원전안전 신화가 얼마나 허망한지, 인간의 안전관리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 주는 사고다. 제2의 체르노빌이라 불리는 이번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의 사고는 전력공급 중단에 따라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아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사고까지 확장된 것이다. 이미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죽음의 재라 불리는 세슘이 기준치의 1000배나 방출되었다. 일본 정부가 뒤늦게 20킬로 반경이내 주민을 대피시켰으나 이미 주민들 일부는 방사선에 피폭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피폭자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플루토늄과 우라늄 혼합 원료를 사용한 후쿠시마 제 1원전의 3호기마저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아 제3호기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경우 제1호기의 경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최악의 피해가 우려된다.

지금 수준으로도 사상 최악의 사고인 체르노빌사고와 드리마일 사고에 이은 셋째 규모다. 강진의 여파로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원자로를 냉각해 줄 냉각수와 전력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고가 얼마나 더 커질지, 얼마만큼의 피해를 일으킬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미 최후의 방법으로 원자로를 바닷물로 식히고, 폭발을 예방하기 위해 방사능 증기를 배출하고 있다. 천만다행으로 이 사고가 더는 확산되지 않고 마무리되더라도 이미 핵재앙은 벌어진 것이다.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증기가 공기 중에 퍼져 나와 일반시민들이 피폭되었고, 더는 사용될 수 없는 사고 원자로는 초대형 규모의 고준위 핵폐기물로서 남게 되며, 원자로를 식히는 데 사용된 바닷물도 방사능으로 오염돼 해류를 타고 바다를 오염시킬 것이다. 2차 피해가 우려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사고가 더 커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원전 주변 주민들의 방사능 피폭 대비를 철저히 할 뿐만 아니라 특히,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노동자·공무원·군인 들의 안전관리도 철저하게 하기를 바란다. 체르노빌 사고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사람은 사고 수습에 동원된 젊은 군인과 소방요원들이었다. 또한 원전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변국들과도 정보를 공유, 대책을 공조해야 한다. 첫 폭발이 있고 공식적인 일본 정부의 확인은 무려 다섯 시간이 지난 후였고 주민들의 대피범위 역시 처음 3킬로미터였다가 20킬로미터로 늘어나는 사이 대응이 늦어 주민들이 피폭되는 결과를 낳았다.

일본 내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일본정부가 사건을 축소, 정보를 제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의심한다. 현재 누출되고 있는 방사능의 종류와 양도 제대로 공개되고 있지 않고, 제3호기가 플루토늄을 사용하고 있는 것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핵발전소의 사고는 그 피해가 해당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좁게는 이웃나라, 넓게는 전 세계에, 후손에게까지 2차 3차로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매우 위험한 사고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나라 정부는 원자로의 설계방식이 다르다든가, 바람의 방향이 편서풍이라든가를 운운하며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사고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려 하고 있다.

사고가 난 후쿠시마에서 우리 나라까지의 거리는 불과 1천2백여 킬로미터로 방사성핵종의 반감기를 고려할 때, 봄철 부는 바람의 방향만 믿고 있을 일이 아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각 단계별 시나리오와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행동지침을 알려주어야 한다.

국민들의 불안감은 안전할 거라는 정부의 립서비스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투명하게 정보가 제공되고 있고 우리 정부가 철저한 대비책을 제대로 갖고 있다는 믿음이 들 때만이 줄어들 수 있다.

핵은 절대 안전하지 않다. 이번 사고로 전 세계가 똑똑히 경험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대비가 잘되어 있다는 일본에서 일어난 사고는 ‘안전한 핵발전소’라는 것이 얼마나 허상인지, 자연의 재해 앞에서 인간의 대비라는 것이 얼마나 무력한 것인지 뼈져리게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위험한 핵발전 확대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 나라에도 21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게다가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며 신규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핵발전소가 몰려있는 울진, 월성, 고리 등 동해안 지역도 활성단층 지대가 있어 지진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는 곳이다. 지진 전문가들은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일본과 같은 강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고준위 폐기물의 보관기간은 100만 년 이상으로 추정한다. 누가 100만 년 동안의 안전을 책임질 것인가. 이번 일을 계기로 녹색성장으로 포장한 핵발전 확대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1년 3월 14일

경주핵안전연대, 녹색연합, 다함께,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보건의료단체연합, 사회진보연대, 에너지정의행동,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진보신당, 참여연대, 한국노총, 한국진보연대,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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