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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원전을 중지하라! 이집트처럼 세상을 바꾸자!”:
일본에서 저항이 시작되고 있다

대지진과 해일이라는 ‘천재’는, 일본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 ― 핵 경쟁을 벌이고 사람보다 이윤을 우선하는 ― 과 안이한 대응이 더해져 배고픔과 추위, 원전 폭발 공포라는 ‘인재’로 변했다. 이것은 ‘원전 르네상스’, ‘경제 위기 고통 전가’를 강요하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우리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결과다.

그러나 이 고통과 공포를 참고 견뎌 왔던 ‘침착한’ 일본의 노동자 민중이 저항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17일, 도쿄 도심 시부야에서는 노동자, 학생, 시민 등 4백여 명이 모여 ‘모든 원전 즉각 중지! 지진 피해를 빌미로 한 해고 반대! 간 정권 타도! 이집트처럼 세상을 바꾸자!’며 ‘3.17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3.17 긴급행동’은 핵폭탄으로 많은 노동자 민중이 무고한 희생을 치르며 큰 고통을 경험한 히로시마에서도 열렸다. 또 오사카를 비롯한 일본 각지에서도, 인명을 뒷전으로 정보를 은폐하고 원전 폭발 위험을 키워 온 간 정권을 규탄하고, 지금도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핵발전 즉각 중지를 요구하는 크고 작은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집회는 일본 정부가 국가 비상사태를 구실로 ‘모든 집회를 자제해 달라’며 자숙을 강요하는 엄혹한 상황에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이미 일부 NGO와 노조는 정부의 ‘자숙 권고’에 타협해 여러 집회를 취소한 상태였다.

‘3.17 시부야 긴급행동’은 정부의 ‘정치 휴전’에 굴하지 말고 3월 20일에 더 큰 규모의 저항을 만들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번 지진 해일의 사상을 초월하는 피해는 그동안 동북 지역을 개발에서 소외시키고, 잦은 지진과 해일이 관측돼 왔음에도 ‘돈이 든다’며 제대로 된 제방조차 만들지 않은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의 결과임을 확실히 했다.

학내에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탄압받고 있는 호세대학의 학생 활동가는 “독일 노동자가 단결해 원전을 멈추고, 이집트 노동자들이 단결해 정권을 타도했듯이 우리도 노동자 학생이 단결해 세상을 바꾸자”며 단결과 행동을 촉구했다.

이번 대재앙의 직격탄을 맞은 센다이 시에서 “피해 지역의 실상을 알리고 간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필사의 각오로 도쿄로 왔다”는 한 학생 활동가는, “간 정권은 피해 지역에서 하고 있는 것이 없다. 자위대를 동원하고 있지만 마을을 복구하기는커녕 구조 물자조차 보내지 않고 있다”, “지금 피해 지역에서는 신자유주의로 파괴됐던 단결이 다시 싹트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에서는 ‘노동자, 학생 시민 들이 자주적으로 조직을 만들어 물을 길어오고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부족한 물자를 서로 나누며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발언자는 “간 정권이 신 성장전략의 핵심 상품인 원전을 각국에 판매하기 위해 ‘안전하다’며 원전 가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일안보 태세를 강화하는 구실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당장 원전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복지 노동자, 체신 노동자, 교사 노동자 등은 정부의 ‘거국일치’, ‘정치 휴전’에 순응해서는 안 된다며 단결된 노동자의 힘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럴 때에만 진정한 피해 지역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계획 정전’으로 평소보다 어두운 시부야 거리를 “모든 원전을 즉각 멈춰라! 대지진 피해를 빌미로 한 증세·해고 반대! 자위대가 아니라 식량을 보내라! 노동자·학생은 살기 위해 단결해 싸우자! 간 정권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활력있게 행진했다. 거리의 시민들도 행진 대열에게 환호를 보냈다.

일본 ‘3.17 긴급행동’ 관련 영상

0:06

[전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 위원장대행]

오늘 이 집회를 제외한 모든 집회가 ‘자숙’ 권고에 따라 열리지 않고 있다.

일본 전국에서 ‘정치 휴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는 오늘 이 집회를 반드시 사수하자.

0:22

[호세이대학 학생]

독일 노동자가 6만 명의 대규모 집회를 통해 원전을 멈췄듯이 이집트 노동자가 스스로의 단결된 행동으로 정권을 타도했듯이 우리 청년, 노동자, 학생이 선두에 서서 살기 위해 싸워야 한다.

0:49

[호세이대학 문화연맹 위원장]

지진 발생 다음 날 우리는 지원 물자를 준비해 피해 지역으로 갔다.

간 정권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간 정권은 신성장전략의 핵심 상품인 원전을 각국에 판매하기 위해 원전 가동을 멈추지 않고 안전하다고만 말하며 미일안보 태세를 강화하는 구실을 만들고 있을 뿐이다.

당장 원전을 멈춰야 한다.

20일 반전집회로 집결해 우리들의 지원 운동을 시작하자.

1:22

[전국노동조합교류센터]

동로치바(국철치바동력차노동조합)와 전국노조교류센터는 동일본대지진 구원대책본부를 발족했다.

우리는 여러 루트를 통해 구원 물자를 실어 나르며 피해지역 지원을 위한 활동에 힘쓸 것이다.

1:37

[센다이시 토호쿠대학 학생자치회위원장]

도쿄의 학생 동지들이 많은 원조 물자를 싣고 달려와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한다.

식량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마지막 비축 물량이 떨어지고 있고, 슈퍼에는 이제 남은 것이 없다.

이런 현실을 유지,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간 정권이다.

2:04

[도쿄동부유니온]

나는 의료 복지 노동자다.

지금 현장에선 ‘계획 정전’으로 각종 의료 장비와 기계 들이 제 기능을 못 하더라도 피해 지역 사람들이 더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불만을 토로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입을 다물어서는 안 된다.

지금도 방사선이 내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현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

이곳에서 단결된 힘을 만들어야 한다.

2:37

[도쿄서부유니온]

전국의 체신노동자, 우편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 해고로 내몰리고 있다. 우리의 분노는 후쿠시마와 동북 피해지역의 분노와 같은 것이다.

2:59

[스탠다드 배큠 석유 자주노동조합]

간 정권과 대자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가 하나돼 ‘거국일치’ 태세를 강요하며 전쟁 태세를 만들려는 것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

3:12

[‘히노마루 키미가요’에 반대해 해고된 교사노동자]

정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앞으로 더 많은 노동자가 살해될 것이고 약자가 버림받을 것이다.

우리 노동자의 단결로 삶을 지키는 사회를 바꾸는 투쟁을 하자.

3:26

[도쿄 스기나미구 구의원]

정부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겠다는 등 저들은 노동자 계급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있다.

오늘 집회와 행진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3.20 투쟁 건설로 이런 상황을 단호히 돌파해 나가자.

3:48

대지진을 빌미로 한 증세 반대! 해고 반대!

군대가 아니라 식량을 보내라!

우리는 투쟁한다!

원전 정지! 간 나오토 타도!

3월 20일에 함께 행동하자!

간 정권을 타도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자!

군대가 아니라 식량을 보내라!

원전 정지! 간 나오토 타도!

5:19

[전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 위원장]

동지들, 시민들의 반응을 보셨나요?

그들의 뜨거운 환호성을 들었나요?

간 정권이 못하는 것을 우리는 해야 합니다.

이 뜻을 모아 이번 3.20 집회에 5천, 1만 명이 모이자고 호소하자.

3.20을 성공시키자.

이집트 혁명의 뒤를 잇자!

“3.20 시부야 반전 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