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미화·경비 노동자들이 3월 30일 무기한 점거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분임 토론을 통해 “시간을 엄수한다”, “이견이 있더라도 농성 중에는 함께한다”, “여성 조합원들에게 예의를 지킨다” 등의 농성 수칙을 결정하고 퇴근 시간 이후에 농성장을 어떻게 유지할지 논의하며 점거 농성을 준비했다.

30일 오전 서울 연세대학교 본관 앞에서 미화노동자들이 전면파업을 선언하고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집회를 하고 곧바로 본관 로비와 총무처를 점거했다. 노동자·학생 들과 다함께 등 사회단체들은 본관 정문을 향해 우루루 몰려갔다. 본관 주변에는 용역업체 직원들과 대학 관계자들이 있었지만, 노동자들의 기세에 눌려 어떤 저지 행동도 하지 못했다.

노동자들은 총무처로 들어가 “타결될 때까지 여기서 먹고 자고 할 것”이라며 바닥에 깔개를 깔고 구호를 외쳤다. 순식간에 본관 곳곳이 노동자들이 붙인 홍보물로 가득 찼다.

한 경비노동자는 “우리의 요구가 무리한 것이냐? 4천6백 원도 성에 차지 않는다. 점거에 돌입한 이상 끝까지 싸우자”고 외쳤다. 미화 노동자도 “5천1백80원을 따낼 때까지 싸우자”고 외쳤다. 김경순 연세대 분회장은 “우리에게는 힘이 있다. 대학 당국에 본때를 보여 주자”고 말했다. 대열 곳곳에서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평소 조합 일정에 잘 참가하지 않았던 기숙사 경비 조합원들도 동참하는 등 조합원들의 기세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연세대 총장이 생활임금 보장하라."  30일 오전 전면파업을 선언한 연세대학교 미화노동자들이 연세대 본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후에는 본관 앞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가 열렸다.

공공노조 서경지부 박명석 지부장은 “학교가 용역회사들에게 계약해지 당하지 않으려면 노동자들과 싸워서 이기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역회사들은 농성을 풀지 않으면 교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그러나 우리야말로, 용역회사들이 여성 조합원들이 사용하는 휴게실의 자물쇠를 따고 들어가 고소·고발을 협박하는 게시물 부착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 전까지 교섭할 수 없다.”

김경순 분회장도 “저들은 머리 끝까지 분노를 끌어올리게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조합원들은 ‘학교 당국과 직거래하자’고 구호를 외쳤다.

삼겹살

2월에 팔을 다쳐 산업재해로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파업에 참가한 한 조합원도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많이 모이니까 정말 기쁘다”며 말문을 열었다.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우리는 청소를 하니까 삼겹살을 먹어 줘야 하는데, 4천4백50원으로는 삼겹살 몇 번 사 먹으면 남는 게 없다. 한 시간에 7천 원은 받아야 한다!”

얼마 전 사측을 물러서게 한 이화여대 노동자·학생 들도 집회에 참가했다.

이화여대 학생대책위원회를 대표해 발언한 다함께 김세란은 “노동자들은 학교가 너무 지저분하다고 미안해 말고, 학생들에게 당당하게 연대를 요구해야 한다. 단호하게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학생들이 배우고 있다”고 응원했다.

이제 노동자들이 점거파업이라는 최고 수위의 전술을 택한 만큼, 앞으로는 연대를 확산하는 것이 파업 승리를 위한 최우선 과제다. 학교 측은 “이 투쟁이 민주노총 등의 개입으로 정치화되고 있다”고 비난했다지만, 오히려 이 말을 실질화해 민주노총·공공노조 등의 더 넓은 연대로 정치화(전국적 정치 쟁점화)하고 전체 최저임금 인상 투쟁으로 이끌어야 한다.

특히 연세대 학생들의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그래야 원청 사용자인 대학 당국을 크게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11시에 기자회견을 자청했던 총학생회 등 중앙운영위원회가 “오늘 중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학교 측의 거짓 정보에 속아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아쉽다.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학 당국은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거짓 선동과 회유를 계속할 것이다. 학생회 등은 이에 흔들리지 말고 미화·경비 노동자들의 파업을 “대놓고” 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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