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노총 등이 ‘최저임금연대’를 구성하고 현행보다 25.5퍼센트 오른 시급 5천4백10원의 법정 최저임금을 요구하자, 재계·정부가 터무니없는 악선동을 하고 있다.

경총은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대량해고를 낳는다’며 임금 동결이나 소폭 인상을 주장한다.

그러나 ‘해고는 살인’이라고 울부짖는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썩은 살을 도려내야 한다”고 독설을 내뱉던 자들이 이제 와서 대량해고를 걱정하는 척 위선을 떠는 것은 역겹다. 더구나 경제 위기 직후 최저임금 인상률이 폭락했던 바로 그 때,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대거 해고됐다.

〈한겨레〉의 지적처럼 “시간당 최저임금 5천4백10원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이렇게 돼도 일주일에 꼬박 52시간 넘게 일해야 겨우 한 달에 1백13만6백90원을 벌 수 있다.

이 돈으로는 일주일에 두세 번 고기를 구워 먹고, 몸이 아프면 마음 편히 병원에 가는 등의 기본 생활을 누리기도 힘들다. 지금처럼 물가가 폭등하는 상황에선 끝없는 적자 인생을 면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인간다운 삶을 불가능하게 하는 현행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올해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제시한 것은 당연하고 반갑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쟁취하려면 ‘노동자전선’의 주장처럼 “실질적인 전국 투쟁”을 조직해야 하고,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을 도모해야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최저임금 인상 투쟁의 디딤돌이 된 청소 노동자 투쟁에 더 적극 뛰어들어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

“민주노총 중앙이 투쟁의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담당하지 못했[고] … 투쟁 조직화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이정호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실장)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투쟁의 평가를 곱씹어야 한다.

최저임금 투쟁에서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 해소”를 주장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것이 ‘정규직의 임금이 너무 높다’는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는 것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그 점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2007년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행한 양보 교섭 사례를 소속 노조들에 권한 것은 걱정스럽다. 정규직 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쓰자며 파업을 철회한 보건의료노조의 사례는 우리가 따라야 할 모범이 아니다.

이런 방식으론 안 그래도 ‘정규직의 연대가 잘 안 된다’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더 어려워질 것이다.

최저임금 투쟁에 정규직의 연대를 더하려면, 정규직·비정규직 공동의 이해관계를 강조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왜 전체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설득해야 한다.

예컨대, 2009년에 최저임금 인상률이 대폭 낮아져 2.75퍼센트로 결정됐을 때 전체 노동자 임금 인상률도 1.7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역으로 최저임금 인상률이 12.6퍼센트로 높게 결정된 2000년엔 전체 노동자 임금 인상률도 7.6퍼센트로 비교적 높았다.

민주노총은 정규직 임금 인상 요구안도 확정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의 대폭적인 임금 인상 요구는 사회진보연대 등이 옳게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 투쟁과 정규직 임금·단체협약 투쟁의 결합’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금속노조가 정규직의 기본급과 비정규직 임금을 모두 15만6백11원 인상(전체 금속 노동자 평균 임금 대비 9퍼센트 인상)하라고 요구하며 정규직·비정규직 단결을 꾀한 것은 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