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은 원래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노동자의 생활 안정”(최저임금법 제1조)을 돕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 나라의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생활을 파탄시키는 수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못 받는 노동자들이 1백96만 명에 이른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최저임금이 낮은 국가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은 경제 위기 때 제일 먼저 제일 많이 삭감되고 경제 회복 때는 찔끔 오를 뿐이다. 지난해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해 실제로 삭감됐고, 올해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이 동결됐다고 볼 수 있다.  

4월 13일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민주노총 투쟁 선포식  최소한 생활할 수 있는 최저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할 뿐 아니라, 노동자의 존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6.1퍼센트에 이르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회복했다지만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인 셈이다.   

그런데도 고용노동부장관 박재완은 “[최저임금의] 지나친 인상이 물가상승의 압력”이 되고, “한계기업의 도산 등으로 일자리를 줄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2.7퍼센트로 대폭 낮아졌을 때 오히려 물가 상승률은 2.9퍼센트로 전년보다 높았고, 바로 이때 제조업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대거 해고됐다.

지난 10년 동안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저들의 호들갑도 사실이 아니다.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2005년에 법정 기준 월급 64만 2천 원은 그해 4인 가구 최저생계비 1백13만 6천 원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꾀죄죄한 수준이었다.

그러니 저임금·고물가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동결” 운운하는 경총의 주장이 얼마나 분통 터지는 소리겠는가.

따라서 올해 민주노총 등이 최저임금 시급 5천4백10원(일급으론 4만 3천2백80원, 월급으론 1백13만 6백90원)을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에 견줘 약 25.5퍼센트가 오르는 셈인데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일 뿐이다. 

더구나 근래 홍익대를 비롯해 이화여대·고려대·연세대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점거파업을 통해 최저임금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올려 놓은 최저임금의 마지노선을 이제 더 강력한 투쟁을 통해 훨씬 더 높이 올려야 한다. 

그러려면 예년처럼 저임금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함께해야 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힘있는 행동으로 정부를 압박하며 최저임금을 ‘가파르게’ 올려놓자. 그것은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높이고 이어질 정규직 임금 인상 투쟁을 위한 효과적인 발판을 마련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