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의 대재앙인 체르노빌 핵 사고가 일어난 지 25년이 되는 4월 26일, ‘체르노빌 핵 사고 25주기,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공동행동’ 집회가 열린 서울 대학로에는 노란 우비를 입고 노란 풍선, 노란 팻말을 든 사람 2백여 명이 모였다.

4월 26일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체르노빌 핵발전소 25년을 맞아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반대! 노후 핵발전소 즉각 폐기! 핵발전소 수출 즉각 중단! 안전한핵은 어디에도 없다.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공동행동’이 열렸다.

이날 집회는 ‘일본 대지진 핵 사고 피해자 지원과 핵발전정책 전환을 위한 공동행동’과 민주노총 주최로 열렸다.

이날 첫 발언자로 나선 활동가 이자희 씨는 체르노빌 핵 사고가 있던 1986년에 태어났다.

이 씨는 “1986년 하면 아시안게임밖에 생각나지 않았는데, 이번 후쿠시마 핵 사고를 계기로 체르노빌을 알게 됐다”며 한국이 얼마나 핵의 위험성을 은폐해 왔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또 “이웃집에서 삼겹살만 구워도 냄새가 풍기는데” 후쿠시마 핵 사고로 인한 방사능이 한국에 안 올 거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아이들에게 더는 “핵 안전 신화”를 교육하지 말고 핵의 위험에 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라고 말했다.

"안전한 핵은 어디에도 없다."

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사무총장은 “역사에서 배우는 사람은 발전할 수 있지만 옆집의 불행을 보고도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며 지난달 일본 후쿠시마에서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핵발전소 사고가 있었음에도 한국 정부가 “큰 영향은 없다”며 침착할 것을 강요하는 일을 개탄했다.

김 사무총장은 얼마 전 안전하다던 고리 핵발전소가 고장으로 가동 중단됐는데 “설사 이게 별것 아닌 고장이라도 큰 재앙으로 발전할 수 있다. 고장이라는 문제가 있다면 빨리 폐쇄해야 한다”며 올해 수명 연장하는 월성 핵발전소도 폐쇄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마음 바꿔 먹을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우리 요구를 들어 주는 정당과 대통령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사능 비 때문에 비 오는 날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무섭다는 성북생협의 안영신 조합원은 “방사능 공포로 인해 오늘날의 봄은 레이첼 카슨이 말한 ‘침묵의 봄’”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녀는 “정부의 초기 발표와는 달리 후쿠시마 핵 사고로 인한 방사능 물질이 한국에 도달했다”며 “정부의 ‘편서풍 타령’을 지금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부의 대응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녀는 “정부가 사람들을 보살피지 못하겠다면, 알아서 대처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보라도 공개하라”며 “내 아들과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핵발전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내 아이와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핵발전을 반대한다”

거짓말과 은폐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한국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정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체르노빌에서 서쪽으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영국 북부지역에서 키운 양들은 아직도 팔리지 못하고 있고 먹을지 말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핵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해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공포라고 말했다. 이런데도 “한국은 안전하며 앞으로도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한국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그는 정부가 말하는 ‘기준치 이하의 방사능 오염은 안전하다’는 정부의 주장도 반박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의 기준에 따르면 안전한 방사선은 어디에도 없”고 이것은 “국제적 정설”인데도 한국 정부가 이를 간단히 무시한다는 것이다.

“‘어떤 핵도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국민 불안을 증폭시키는 국가전복 세력으로 불린다”며 “그러나 거짓말하고 사실을 은폐하는 한국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장본인”이라고 꼬집었다. “핵으로부터 안전한 세상은 핵발전이 없는 세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연간 1밀리시버트에 노출되면 1만 명당 한 명이 암에 걸릴 수 있”는데 이는 한국의 전체 인구를 놓고 볼 때 “약 5천 명이 암에 걸릴 수 있[는]” 양이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는 수입 안 하면 되지만 방사능은 그럴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그는 독일에서 핵발전 계획이 중단된 것은 수십만 명이 모여 반핵 시위를 벌였기 때문이었다고 강조하며 우리도 비록 지금은 수백 명이지만 앞으로 수만 명, 수십만 명이 모인다면 핵발전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주장해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민주노총 정의헌 수석부위원장은 “이명박이 하겠다는 서민을 위한 정치”가 “거짓말”이듯이 “안전한 핵이나 평화를 위한 전쟁은 없다”고 말했다. 독일처럼 우리도 “각성된 목소리를 모아야” 하고 “여기 모인 우리가, 학생이, 시민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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