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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폭탄’을 그냥 맞을 수도 있어야 한다?

4월 23일 ‘2011년도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에서 이명박은 “선심성 복지”를 피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대중적 복지 확대 요구를 일축했다.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우려된다며 노동자들의 보험료를 올리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미 지난해 말에 올해 건강보험료를 5.9퍼센트나 인상했다.

지난 4월 25일에는 노동자 수백만 명이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았다. 임금은 쥐꼬리만큼 올려 놓고 물가 폭탄에 보험료 폭탄으로 되레 더 빼앗아 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는 지난해 임금이 오른만큼 보험료도 더 내라며 사후정산에 들어갔지만 정작 법으로 정한 국고지원은 5조 원이나 떼어먹었다.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할 몫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에서 활동하는 이진석 교수 등은 보험료 인상에 대한 반발에 공감한다면서도 보험료 인상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듯한 주장을 폈다.

그는 얼마 전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보험료를 올리지 말고 국고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국고 지원을 늘리면 다른 복지는 어떻게 하냐’며 반론을 폈다.

이 교수는 프랑스의 무상의료는 “국고 지원이 아니라 종합소득을 기본으로 한 종합세”로 운영된다며 국고 지원 확대 요구를 깎아내리려 한다.

그러나 프랑스에서 건강보험 재정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보험료는 기업주가 95퍼센트 정도를 부담한다.

건강보험 재정의 나머지 40퍼센트를 차지하는 사회보장목적세도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 대기업은 추가로 특별세를 내도록 돼 있다.

다른 복지 재원이 부족해질까 봐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궤변이다. 그럼 빈민들이나 장애인들이 국고 지원을 요구하는 것을 반대해야 할까?

이런 잘못된 주장은 노동자들의 보험료를 올려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자는 시민회의의 주장에서 비롯한 것이다. 시민회의를 주도하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도 성명을 내 “재정 적자를 메우는 데 매몰된 건강보험료 인상에는 반대[하지만]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하기 위한 목적의 건강보험료 인상에는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보험료는 대폭 올리면서 보장성은 높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보험료냐 세금이냐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그게 누구 주머니에서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병들게 만드는 기업주들과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책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