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노동자들이 향후 과제를 토론하다

우리는 전투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전쟁에서 이긴 것은 아니다.

 

3주 전 볼리비아에서는 민중 봉기로 대통령이 쫓겨났다. 그는 마이애미로 달아났다. 그 사건은 지난 9월 군대가 시위대를 살해한 뒤 한 달 동안 계속된 파업과 시위의 절정이었다. 군대에 맞서 싸운 핵심 세력은 노동자들, 특히 주석 광산 노동자들이었다.

그것은 엄청난 승리였다. 그러나 볼리비아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전 대통령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미국인’이라는 뜻의 “엘 그링고”라고 불리던)가 부통령 카를로스 메사로 바뀌었을 뿐이다. 10월 18일 노동조합과 기타 민중 조직 대표자 수백 명이 모여서 위대한 반란의 교훈에 대해 토론했다.

급진적 통신사 에코노티시아스(www.econoticiasbolivia.com)는 그 토론 과정을 스페인어로 상세히 보도했다. 여기에 수록한 발췌문은 아직도 진행중인 논쟁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전국의 노동자들이 볼리비아 노동자센터(COB)가 주최한 특별 회의에 참가했다. COB 사무총장 하이메 솔라레스(Jaime Solares)가 투쟁 경과를 보고한 뒤, “투쟁에서 산화해 간 영웅들”을 추모하는 1분 묵념을 제안했다. 다음으로, 부문별 대표자들이 발언했다. 그들은 급진적인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었다.

시민 봉기에 참가한 사람들은 어떤 오류와 한계가 있었길래 대중의 권력 장악이 좌절됐는가를 분석했다. 혁명 정당의 부재, 운동이 단일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 점, 목표의 분산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카를로스 메사가 대통령궁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그 회의의 주요 결론은 라틴 아메리카의 사실상 모든 나라에 적용될 수 있다.

정당들은 왜 실패했는가? 한 가지 중요한 원인은 1980년대 후반에 동유럽의 “사회주의” 나라들이 모두 붕괴한 것이다. 이 사태가 볼리비아와 라틴 아메리카의 좌파에게는 치명타였던 듯하다.

그래서 볼리비아 공산당, 혁명적 노동자당처럼 전에 사회 운동과 노동 운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정당들이 “사태에 부응해 성장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정부와 군대에 맞서 싸운 사회단체들은 에바 모랄레스(Eva Morales)가 이끄는 사회주의 운동(MAS)과 원주민 운동(Indigenous Movement) 파차쿠티(Pachacuti)가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혁명 정당

 

정당과 노동조합 지도부는 민중의 “분노”에 “압도”당했다. 광부·공업노동자·건설노동자·교사·농민·기자·보건의료노동자·대학생·중고생·기능공·연금생활자·실업자·소농·운송노동자·주민위원회·각종 노동단체·다른 민중 조직 등의 지도자들은 이렇게 평가했다.

“스스로를 혁명가로 여기는 우리들이 자신을 속일 리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 어떤 지도자, 어떤 정당도 이 민중 봉기를 지도하지 못했습니다. 볼리비아 노동자들이 살인자 고니[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를 밑에서부터 축출한 것입니다.” COB 사무총장 하이메 솔라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제국주의에 치욕을 안겨 준 것은 바로 격분한 대중이었습니다. … 개인과 정당을 막론하고 어느 누구도 이 투쟁을 지도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말입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그에게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광부연맹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노조도, 어떤 좌파 정당도 앞으로 벌어질 충돌의 규모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10월 12일 로스 알토스(Los Altos)에서 벌어진 학살이 정부와 제국주의에 맞서는 이 전쟁을 촉발시킨 기폭제였습니다. … 그 때부터 계속 투쟁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났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 자신을 더 잘 조직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공업노동자연맹 사무총장 알렉스 갈베스(Alex Galvez)는 이렇게 말했다. “카를로스 메사는 부르주아지의 충견입니다. 그는 옷만 다를 뿐 [로사다와] 똑같은 부류의 사람입니다. … 의회의 압도 다수는 여전히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 기회주의자들이 민중에게 이로운 법률을 통과시키려 할까요? 우리는 대통령을 몰아냈습니다. 하지만 그의 부하들이 여전히 권좌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의 말은 열광적 지지를 받았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메사는 노동자들을 위기에서 구하는 길을 모색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단결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는 전투에서는 승리했지만 아직 전쟁에서 이긴 것은 아닙니다.”

건설 노동자들을 대표해 빅토로 타카(Victor Taca)가 “계급적 내용”이 담긴 대응책을 호소했다. “카를로스 메사는 한 사회계급을 대변하는 자입니다. 우리는 또 다른 사회계급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메사도 고니처럼 앞으로 우리에게 총질을 해댈 것입니다.”

도시 교사 [노조] 사무총장 하이메 로차(Jaime Rocha)는, 새 정부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존중하도록” 만들기 위해 새 정부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COB가 어떤 부르주아 정부에 대해서도 자신의 근본 원칙 “계급의 독립성” 을 고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로차는 이렇게 덧붙였다.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를 축출한 것은 엄청난 승리였습니다. 대중 봉기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 메사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그도 고니처럼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혁명의 전략적 목표를 수립해야 합니다.”

라파스 농민 연맹 사무총장 루포 카예(Rufo Calle)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자신의 정부만이 볼리비아 민중의 요구를 들어 줄 것입니다.” 이 젊은 농민 지도자의 발언은 박수 갈채 때문에 여러 차례 중단됐다. 이런 식으로 회의 참가자들은 고원 지대 농민들의 투쟁에 감사와 존경을 나타냈다. 농민들은 한 달 동안 도로를 봉쇄했던 것이다.

카예는 대표단에게 압력을 늦추지 말라고 요구했다. “우리는 도로 봉쇄를 풀지 않을 것입니다. 메사는 우리의 요구를 모두 들어 주어야만 할 것입니다. 아니면 살인자 ‘그링고’ 곤살로 산체스 데 로사다처럼 미국으로 도망가야 할 것입니다.”

이 농민 지도자의 발언으로 논쟁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라파스 도시 교사 [노조] 사무총장 호세 루이스 알바레스(Jose Luis Alvarez)는, 정부를 바꾸기 위해서는 싸워야만 한다는 사실을 현장조합원들이 지도부에 보여 주었다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노동자들은 영웅적으로 산화했습니다. 그러나 겨우 헌법 개정만을 얻어 냈을 뿐입니다. 봉기한 사람들은 더 나은 생활 조건과 새로운 국가를 원했습니다.”

그는 [새] 정부가 볼리비아의 구조적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투쟁 강령은, 피착취자들이 권력을 장악해 노동자·농민의 혁명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 [볼리비아의]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은 전부 재국유화를 통해 사회화해야 합니다. … 농민들은 토지 장악과 코카 잎 재배·산업화를 위해 투쟁해야 합니다. 세계은행이 강요한 교육법과 세금 관련 법률은 폐지해야 합니다. … 광부들이 모든 광산을 장악해야 합니다.” 그는 박수를 받았다.

인쇄노동자총연맹의 렘베르토 카르데나스(Remberto Cardenas)는, 피착취자 계급과 피억압 소수인종 그리고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에 소외된 일부 중간계급이 투쟁 속에서 “사회적 단결”을 성취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정치적 단결이 확대되고 COB가 이를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력 장악

 

이번 회의의 또 다른 특징은 미국 대사가 한 구실을 인식한 것이었다. 연금생활자 단체의 지도자 한 명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상기시켰다. “미국, 미주기구(OAS), 남미와 세계의 우파 정부들은 [볼리비아] 군대와 정부가 합동으로 자행한 학살을 지지했습니다.”

하이메 솔라레스는 미국이 혁명의 발전을 차단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했는지 보고했다. 그는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예측 가능한 침략 상황에 대응할 준비도 해야 합니다.” 하고 말했다.

또 다른 발언자는, 현재의 반제국주의 투쟁을 진전시키는 길은 “미래의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지도부가 현장조합원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식으로, 고원 지대, 인가스(Yngas), 광업 중심지, 엘차파레(El Chapare)에서는 현장조합원들이 “자위”를 위한 권력 기구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일부 지도자들은 이런 기구들이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미묘한 주제는 회의에서 심도 있게 분석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사회단체들이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이메 솔라레스는 “현장조합원들이 정의를 갈망하고 있으며, 그래서 다음 투쟁에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지도부를 단호히 갈아치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섯 시간 넘는 논쟁 끝에 COB 회의는, 운동이 새 대통령에게 요구 사항들을 전달하고 “전술적 후퇴”를 하기로 결의했다. 11개 단체가 이 견해를 지지했다. 8개 단체는 노동자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에 동의했다. 10개 단체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여전히 커다란 투쟁이 도사리고 있으며 모든 지도부는 시험대에 설 것이다.

회의 후 COB 지도부는 새 대통령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께서 부패에 맞서 단호하게 싸우신다면 우리도 지지할 겁니다.” 그들은 대통령에게 일자리 창출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그들은 또, “대통령이 여러 문제들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정부의 문은 COB 지도자들에게 열려 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들은 “메사가 신뢰를 보여 주는 한” COB의 문도 “그에게 열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리비아 농업노동자총연맹(CSTUCB)의 지도자 “말쿠” 펠리페 키스페(“Mallku” Felipe Quispe)는 메사에게 인디오 농민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데 90일의 시간 여유를 주겠다며, 그렇지 못하면 “메사는 권력 장악을 목표로 하는 봉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사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데 꼭 필요한 법률들을 폐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우리의 요구 사항을 들어 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회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라파스의 농업노동자들은 항의 행동을 지속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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