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실효성 없는 부동산 대책

 

정부가 발표한 10·29 부동산 종합대책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노무현은 시정 연설에서 ‘강남 불패’를 비판적으로 언급하며 “강력한 토지공개념을 도입해서라도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말했다. 경제부총리 김진표는 이제 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은 사회주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허세와는 달리, 주택 소유 관련 세금을 늘려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려는 이번 대책이 부동산 거품을 잡는 데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재산세 중과 방침은 오히려 집값이 오르지 않는 서민들의 재산세 부담만 늘어날 공산이 크다. 강남의 40평형 아파트의 1년 재산세가 33만 원 정도인데, 이 재산세를 10배 올린다 해도 33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연간 1억 원씩 오르는 집값에 비하면 이것은 새발의 피다.

양도소득세 강화도 중장기적으로 주택 가격을 잡기 힘들다. 부동산 보유자가 양도세 부담이 늘어난 것만큼을 매매 가격에 전가시켜 오히려 집값이 더 뛸 수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 일본 정부도 부동산 거품을 막기 위해 양도세를 인상하고 토지거래 감시구역제도(토지거래 허가제와 비슷)를 실시했다. 그러나 오히려 매물이 줄어 부동산 가격이 더 치솟았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까지 일곱 차례나 굵직한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 발표를 투기 시작 시점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또한 이번 종합대책은 기존 투기자에게 빠져나갈 구멍도 마련해 주고 있다. 양도세 인상은 법 개정 뒤 시행으로 미뤄지고 기존 투기자에게는 1년 간의 유예기간까지 주었다.

 

특수목적고

 

강남의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한 원인으로 8학군 문제가 꼽히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교육열이 “강남 불패”의 신화를 만들었을까? 지난 10월 28일 방영된 ‘강남 불패, 신화는 계속되는가?’(MBC PD수첩)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강남으로 전입한 학생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이 프로는 강남의 아파트 수요의 60퍼센트, 많게는 90퍼센트가 살 집이 아니라 투기 목적으로 거래되며, 투기 세력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강남 지역에 살고 있는 돈 많은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강남구의 한 구의원의 말처럼, “사람이 오는 것이 아니라 돈이 오기 때문에” 부동산 거품이 형성되는 것이다.

뉴스 시간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청약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이 아파트는 전매가 허용되기 때문에 운 좋게도 당첨되면 그 자리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동산 과열 징후는 생산을 통한 이윤 확보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투자처를 찾아 떠도는 자금이 6백88조 원에 이른다.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낮은 이윤율, 저금리가 특정 지역의 부동산 과열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2퍼센트대에 머무를 만큼 불황을 맞고 있다. 더욱이 카드빚으로 인한 개인 파산자가 360만 명을 돌파함으로써 내수가 확대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국내 경기의 침체 때문에 노무현 정부는 사실상 더욱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부동산 거품이 갑자기 꺼지면 내수가 더욱 얼어붙어 한국 경제가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번번이 미봉책에 그치고 약발이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 역시 부자들의 정당

 

한나라당은 정부의 이번 부동산 종합대책에 반발하고 있어 역시 부자들의 정당임을 잘 드러내 주었다. 한나라당은 1가구 다주택 보유과세 중과세와 주택거래 신고제 등에 반대하고 있다.

최병렬은 “강남에 보유세를 중과세한다는 원칙은 알겠는데, 무슨 혁명이 난 것도 아니고 한꺼번에 21배나 올라가는 게 있을 수 있느냐”며 호들갑을 떨었다.

정책위 부의장 이한구는 “보유세를 인상하더라도 단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고 특정 지역을 다른 지역보다 지나치게 차별해 인상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혀 강남의 부자들을 편들었다.

 한국의 빈부격차는 1997년 IMF 관리 시절보다 더 벌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열 집 중 한 집이 절대빈곤층이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절대빈곤 가구 비율이 멕시코 다음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를 확대하고 절대빈곤층에 대한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부자들에게 매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 대규모 투쟁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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