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을 암살하기로 결정한 덕분에 버락 오바마는 미국 내에서 추락하던 지지율을 만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의 행동은 파키스탄에서 큰 위기를 낳았고, 미국의 충성스런 동맹으로서 파키스탄의 지위를 뒤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심지어 최근 파키스탄 샤브카다르에서 일어난 탈레반의 보복 공격에 대한 반응을 봐도, 파키스탄인들은 주로 미국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의 책임을 물었다. 

사람들은 미국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을 파키스탄 국내로 들여왔다고 비난했다. 

이 ‘전쟁’과 연관된 폭력 사태로 지난 10년 동안 파키스탄인 3만 명이 죽었다. 

그중 최소한 9천 명은 파키스탄군의 손에 죽었다. 파키스탄군은 미국의 요청으로 아프가니스탄 국경을 통제했고 발루치스탄에서는 거의 내전을 벌였다. 

미국 해군이 손쉽게 파키스탄 주권을 무시한 것도 큰 분노를 샀다. 이것은 미국 무인 폭격기 공격으로 죽는 사람의 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에 대한 분노와 결합됐다. 

기층 분노를 달래려고 파키스탄 정치인들은 자기들이 더는 서구 열강의 꼭두각시가 아님을 열심히 증명하려 한다. 

최근 있었던 의회 토론 과정에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는데, 파키스탄 정치인들은 파키스탄의 항구 도시 카라치와 카이버 고개를 통과해 아프가니스탄으로 연결되는 나토 보급로를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이것은 매일 탄약 수천 톤을 사용하는 전쟁에 재앙적 타격을 입힐 것이다. 

미국 주인

압력을 받은 파키스탄 군부도 자신이 미국 주인에게 대들 수 있음을 증명하려 한다.  

한 파키스탄 국회의원은 파키스탄 신문 〈돈〉과 한 인터뷰에서 파키스탄 공군참모총장이 공군조종사들에게 빈 라덴의 시신을 파키스탄 밖으로 운반하던 미군 헬리콥터를 격추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대응이 너무 느려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한편, 파키스탄 합동참모총장 칼리드 윈은 워싱턴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파키스탄 장군이 미국 장군을 얼싸안는 사진이 파키스탄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두려웠을 것이다. 

파키스탄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자 오바마는 파키스탄을 진정시키려고 상원의원 존 케리를 파키스탄에 특사로 파견했다. 

그러나 공화당 정치인들 때문에 케리가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오바마가 람보 흉내를 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속편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어디 있고 언제 그를 제거할 것인가?” 하고 질문하며 빈 라덴의 부관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그가 파키스탄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 다른 암살극을 벌이지 않는 이상 오바마가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이 파키스탄에 해마다 제공하는 ‘군사 원조’ 수십억 달러의 지급을 재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국제 미아가 아니다. 

파키스탄 총리 유사프 라자 길라니는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할 것이다. 

파키스탄 퇴역 장성인 탈라트 마수드는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은 빈 라덴 암살 작전 이후 파키스탄의 편을 든 유일한 나라다” 하고 말했다.  

“미국이 파키스탄에 가하는 압력을 덜어주는 수단이 될 수 있기에 이 방문은 매우 중요하다. 파키스탄 정부도 미국 정부를 향해 ‘우리도 협상 카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미국과 인도도 계속 파키스탄에 압력을 넣으면 파키스탄은 ‘중국이 우리를 지원한다. 우리가 고립됐다고 생각하지 말라, 잠재적 초강대국이 우리편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주요 무기 구입처다. 파키스탄 정부는 중국 정부가 최근 미국과 관계가 가까워진 인도의 위협을 약화시키는 구실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 정부는 또한 파키스탄에 원자로를 건설해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열강을 이용해 또 다른 열강을 견제한다는 계획은 대단히 위험하고 ‘테러와의 전쟁’이 파키스탄으로 더 확산되는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지난 1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일들은 더 큰 재앙으로 이어지는 서막에 불과하게 보일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