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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희 최후진술:
“만성적인 위기 속에 몸부림치는 이명박”

학교 졸업 후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제가 정치·사회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나이를 불문하고 한 세대를 정치화한 반전운동이 제 인생에도 전환점이 된 것입니다.

반전운동을 통해 전쟁은 이 사회에 만연한 착취·억압·소외·불평등과 떨어져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투쟁하는 노동자들, 차별과 억압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에 연대하려고 달려갔습니다.

이런 투쟁을 다루는 보수 언론들은 중립이라는 가면 뒤에서 사실상 기업주·부자 들의 편을 듭니다. 그러나 〈레프트21〉은 치솟는 물가, 등록금 인상, 쥐꼬리 만한 최저임금 등으로 힘겨워하는 노동자·서민 들의 편에 분명히 서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그 고민을 서로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되고자 합니다. 저는 전적으로 이런 신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런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과 만나는 일을 했던 것입니다.

지난해 5월 7일 신문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경찰관들에게 강제 연행됐고, 1년 넘게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5차례의 재판 과정에서 경찰과 검사의 입을 통해 확인한 것은 〈조선일보〉〈동아일보〉에는 없고, 〈레프트21〉에는 있는 것, 바로 그것이 죄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정치적 내용입니다.

어제 31주년 5·18 민주화항쟁 기념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5·18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나라가 더 깊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야 하며 일부의 견해와 이익을 일방적으로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레프트21〉과 같은 진보적 좌파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이명박 정부 자신이야말로 더 깊은 민주주의를 향한 걸음을 후퇴시키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는 강력하기는커녕, 만성적이고 내재된 정치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그토록 반민주적 탄압을 일삼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명박 정부의 탄생 자체가 탄탄하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득표, 즉 유권자의 3분의 1의 표를 받아 당선했습니다. 평범한 노동자·서민 들은 노무현 정부에 실망해, 부패했지만 경제는 살리겠다고 하니 눈 한 번 딱 감고 지켜보겠다는 심정으로 이명박 정부를 선택한 것입니다.

친기업

당선하자마자 정부는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친기업적이고 반서민적인 정책들을 밀어붙였습니다. 평범한 노동자·서민이 원하는 경제 살리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취임 2달 만에 거대한 촛불항쟁에 직면해 이미 정권 말기 같은 위기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명박 정부는 반서민적·노동자적 정책을 계속 밀어붙였습니다. 2008년 말 터진 세계경제 위기에서 이명박 정부도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서민에게 전가하려고 비판적 목소리와 운동을 차단해 왔습니다. 언론·표현·집회·시위·파업의 자유를 제약하고 방송·인터넷에 재갈을 물렸습니다.

지금 물가는 무섭게 올라가는데 노동자들의 소득은 이명박 정부 하에서 최대치로 감소했다고 합니다.

부자·기업주의 견해와 이익을 일방으로 주장하고 관철해 온 이명박 정부에 대한 대중의 답은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참패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심각한 레임덕에 빠진 정부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반동적 공세를 퍼붓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도는 꺼져가는 몸부림일 뿐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전혀 강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단결해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런 투쟁에 〈레프트21〉이 함께할 것입니다.

차별받고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정당하듯이, 이 투쟁을 지지하는 〈레프트21〉의 주장도 정당합니다. 〈레프트21〉을 판매하는 것은 정당하고 마땅히 보장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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