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측이 울산, 아산에 이어 전주 공장에서도 지난해 비정규직 점거파업에 대한 보복성 징계의 칼을 빼 들었다. 해고 15명, 정직 9명, 감봉 2백80명 등 투쟁했던 조합원 대부분이 징계를 당했다.

이로써 울산·아산·전주 등 비정규직 3지회에서 1천5백여 명이 징계되는 등 비정규직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사측의 공격이 거세다.

그런데 전주지회 강성희 지회장은 특근 거부 투쟁 등에 조합원들이 대거 참가하는 등 동력이 있는데도, 시간을 끌며 ‘징계 최소화’로 요구를 후퇴하려 해 연일 논란을 빚고 있다.

강성희 지회장은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위해서도 징계 최소화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많은 조합원들은 징계를 조금도 수용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다수 대의원들은 지회장에 반발해 “징계 최소화는 하청업체 사장들과 그들의 징계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김효찬 대의원은 “징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투쟁의 목표도 달라진다”며 “징계 최소화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가 빠진 ‘3주체안’을 갖고 교섭을 지속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도 이런 조합원들의 열망을 대변하지 못하는 전주 지회장을 비판했다.

사측은 지금 정규직화 투쟁을 가로막으려고 노조 탄압의 칼을 뽑아들었다. 따라서 일부 징계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징계 자체에 맞서야 한다.

강성희 지회장은 이미 비정규직 3지회가 공개 거부한 ‘신규 인력의 40퍼센트를 비정규직 조합원으로 채용한다’는 안에도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이것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을 분열시키고 사측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투쟁에 김을 빼는 안인데도 말이다.

강 지회장의 이런 유약함은 3지회를 분열시키려는 사측과 정규직 노조 이경훈 집행부에게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이경훈 집행부는 전주지회를 끌어들여 ‘신규인력의 일부 채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최근 이경훈 지부장이 전주 공장을 방문해 별도의 논의 테이블을 가지려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은 사측도 마찬가지다.

금속노조 김형우 부위원장은 “현대차 사측이 [그동안] 전주에 대한 징계를 유보했던 것은 [비정규직] 3지회를 갈라치기 하고 2차 투쟁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전략”이었다며 “신규채용 문제” 문제도 같은 이유에서 제기됐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강성희 지회장은 더는 교섭에 연연하지 말고 이제라도 “울산과 아산 동지들이 징계받을 때 전주에서 별다른 연대를 보여 주지 못한 것을 만회”(김형우 부위원장)하며 3지회의 단결을 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정규직과의 연대가 잘 이뤄지는 전주에선 징계에 맞서 위력적인 투쟁을 시작할 수 있다. 사회적 여론도 우리 편이다.

물론, 당장 지난해처럼 강력한 2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돌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투쟁의 대의를 훼손하지 말고 징계에 맞서며 3지회의 단결과 조직력 회복에 나서야,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도 탄력이 생길 수 있다.

일부 활동가들은 징계 저지 투쟁과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대립시키기도 하지만, 이는 징계에 따른 조합원들의 고충과 투쟁 조직의 가능성을 보지 않는 것이다. 징계 저지 투쟁과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은 떨어져 있는 별도의 문제가 아니다.

전주 공장의 조직력과 정규직 연대를 무기로 징계를 무효화하기 위한 과감한 투쟁을 통해,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의 불씨를 살려 나가야 한다.